한신 타이거즈의 수호신 오승환이 일본시리즈 MVP를 사양했다.
일본 스포츠 전문지 스포니치아넥스는 25일 한신 홈구장 고시엔에서 열리는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일본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오승환이 일본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팀을 우선하는 대범함을 보였다고 전했다. 오승환은 현지 언론으로부터 클라이맥스 시리즈에 이어 일본시리즈 MVP를 노리냐는 질문에 고개를 저으면서 “이번에는 야수 쪽에서 MVP를 받았으면 좋겠다. 야수가 잘했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가 편안하게 진행됐다는 뜻 아니냐”고 응수했다.
마무리 투수는 기본적으로 경기가 접전을 이룰 때 나오고 그만큼 부담감이 클 수 밖에 없다. 즉 오승환으로서는 가능하면 팀이 경기에서 크게 이기고 있어서 자신의 등판 기회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의미다.
희망과는 별개로 오승환은 일본시리즈 등판 준비를 철저히 해왔다. 오승환은 클라이맥스 퍼스트스테이지의 31⅓이닝 투구를 비롯해 클라이맥스 시리즈 6경기에 모두 등판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일각에서 혹사라는 말도 나왔을 정도다. 다행히 한신이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4연승을 거두면서 오승환도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오승환은 파이널 스테이지 종료 후 4일 연속 공을 던지지 않으며 어깨를 보호했다.
오승환은 이날 1차전을 앞두고 “컨디션은 문제 없다”면서 “빨리 경기가 시작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부터 포스트시즌을 매년 치러와서) 벌써 몇년째 11월까지 야구를 하고 있는데, 빨리 끝내고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오승환, 일본시리즈 MVP 사양 "야수가 받길"
입력 2014-10-25 1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