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김성근 감독을 한화 이글스로” 보살 팬들의 디지털 유머 시위

입력 2014-10-24 18:08 수정 2014-10-24 18:13
사진=동영상에 등장하는 한화 이글스 유니폼의 김성근 감독
고양 원더스 시절의 김성근 감독. 사진=서영희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팬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동영상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야신 김성근 감독을 모셔와야 한다는 온라인 청원 운동이다. 다른 프로팀 감독들은 대부분 결정됐는데, 유독 의사결정이 느린 한화 팀에 대한 불만도 담겨있다. 팬들은 김 감독에게 한화 유니폼을 입혀 합성하는 퍼포먼스도 마다하지 않았다.

한화 팬들은 23일 온라인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 청원 영상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자체 제작한 영상을 올렸다. 문구는 애절하다.

“우리는 이글스를 사랑합니다.”

“때로는 보살(패배에 관대하다는 의미)이라 놀림 받고,”

“이기는 날보다 지는 날이 훨씬 더 많지만 우리는 또 응원합니다.”

“우리도 가을 야구를 하고 싶습니다.”

한화의 공식 응원가를 배경으로 한편의 뮤직비디오처럼 제작된 영상에는 그간 한화를 거쳐 간 전설의 선수들 모습이 보인다. 류현진 박찬호 김태균 조인성 정근우… 패자부활전을 도모하다 좌절한 고양 원더스의 김 감독에 대한 배려도 담겼지만, 만년 꼴찌의 한이 외침으로 터져나온다.

“한화 이글스 10대 감독은 김성근 감독님뿐입니다. 김성근 감독님 꼭 모셔 주세요.”

영상을 제작한 팬들은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노출하는 데도 주저하지 않았다.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한화 팀인 만큼 유독 말투가 느린 사람이 많다.

천안에 거주한다는 한 팬은 방안 가득 있는 한화 유니폼을 들어 보이며 “이 유니폼을 불태우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충청지역 사람들의 ‘욱’하는 성정이 잘 드러난다.

영상 속에는 심지어 롯데 팬도 등장해 “저도 김성근 감독을 원한다”고 말했다. 구체적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팀이 불쌍해 보이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다음은 한화 팬들이 제작한 김성근 감독 모시기 영상 시위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