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트트릭을 기록한 공격수가 골키퍼로 변신해 돼 1점을 까먹었다?
분명 ‘동네축구’에서나 있을 법한 웃지 못할 해프닝이 최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유럽축구연맹(UEFA)에서 일어났다.
불과 몇분 만에 천당과 지옥을 경험한 희대의 주인공은 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의 ‘잘나가는’ 공격수 해리 케인(21).
케인은 24일(한국시간) 영국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아스테라스 트리폴리스(그리스)와의 유로파리그 C조 3차전에서 전반 12분, 후반 29분, 후반 35분 골을 성공시키며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케인은 개인적 기쁨과 함께 자신의 이름을 팬들에게 선명하게 각인시키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심술궂은 운명은 종료 2분전 예기치 않게 찾아왔다.
5대0 대승을 목전에 둔 후반 42분 토트넘의 골키퍼 위고 로리가 그만 레드카드를 받은 것.
이미 세 명의 교체선수를 모두 투입한 토트넘 마우리시노 포체티노 감독은 할 수 없이 신예 케인에게 골키퍼를 맡겼다. 포체티노 감독은 아마 단 몇분만 버티면 된다는 판단이었던 것 같다.
케인이 골키퍼 유니폼을 갈아입고 골문에 지킨 지 딱 1분 만에 통한의 위기가 찾아왔다.
토트넘 수비수가 직접 슛팅이 가능한 거리에서 상대에게 프리킥을 허용한 것.
아스테라스의 바랄레스 제로니모는 한번 막아보라는 듯 공을 감아 차며 직접 슈팅했고, 공은 얄궂게도 케인의 배를 맞고 손에서 미끄러져 ‘떼굴떼굴’ 골문으로 빨려 들어었다.
해트트릭의 감격이 일순간에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케인은 경기가 끝난 후 NBC스포츠와 가진 인터뷰에서 “솔직히 우쭐한 기분으로 골키퍼로 들어갔다”며 “프리킥이 흔들리며 날아오자 그런 기분은 싹 사라졌다”고 당시의 심경을 토로했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
해트트릭 공격수가 골키퍼로 나서 1실점… 이거 동네축구지?
입력 2014-10-24 14:17 수정 2014-10-24 1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