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24일 서아프리카 지역 에볼라 발병국에 파견할 보건의료인력 모집공고를 냈다. 의사·간호사·임상병리사·현장안전관리자가 모집 대상이다. 다음달 7일까지 자원자 신청을 받아 후보군을 구성한 뒤 선발대가 파악해 온 현지 상황을 반영해 최종 선발할 예정이다.
정부는 먼저 다음달 초 시에라리온과 라이베리아에 선발대를 파견해 현지 상황을 파악한 뒤 본진을 어느 나라에 보낼지 결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복지부 질병관리본부 소속 공무원 등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현지 대응 훈련을 받고 올 예정이다. CDC에서 훈련받은 인력이 본진의 현지 파견 전 교육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본진은 다음달 말 파견된다.
복지부 권준욱 공공보건정책관은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에 따르면 기니는 충족 병상이 60% 정도,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은 20%에 머물고 있다”며 “본진이 어느 나라에 파견될지는 선발대가 두 나라 모두 가본 뒤 한 쪽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안전대책에 만전을 기해 자원자들이 안전을 믿고 부담 없이 응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WHO는 12월 1일까지 에볼라 발병 3개국(시에라리온·라이베리아·기니) 환자 중 70%를 병원에 머물게 하고, 사체의 70%를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목표를 충족시키면 에볼라 증가세가 꺾일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1월에는 이 비율을 100%로 하겠다는 게 최종 목표다. 현재는 4분의 1 정도만 충족된 상황이다.
보건의료인력 모집 공고를 보면 정부는 감염성 질환, 중환자 관리, 응급 의료에 전문성이나 경력을 갖고 있거나 열대성 감염질환이나 해외 의료지원 경력이 있는 의료진(의사·간호사·임상병리사)을 찾고 있다. 이와 함께 의료진 안전관리를 전담하는 현장안전관리자도 모집한다. 자원했더라도 C등급 전신보호복을 제대로 입고 벗지 못하는 의료진은 파견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본진은 파견 전 국내에서 전신보호복을 입고 벗는 법 등에 대해 교육과 훈련을 받게 된다. 현장에 파견된 뒤에도 현지에서 교육받은 뒤 4주가량 지원 활동을 하고 활동이 끝난 뒤에도 21일(에볼라 바이러스 잠복기) 동안 안전한 지역에서 격리·관찰을 거쳐 국내로 복귀할 수 있다.
정부는 현지 파견 인력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에 대비해 ①현지에서 치료 받거나 ②아프리카 지역에서 우리나라보다 가까운 미국·유럽 병원에서 치료 받거나 ③국내로 들어와 치료받는 3가지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파견 인력이 감염됐을 때 선진국에서 치료 받는 것과 관련해 해당국과 협의 중이다.
국내 치료 가능성에 대비해서 다음달 국가지정격리병원과 지역거점병원, 119 구조대, 보건소 등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행하기로 했다. 환자 이송과 보호 장비 입고 벗는 법, 사후관리 등이 주요 훈련 내용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런 훈련은 반복할수록 숙달된다”며 “주기적으로 반복훈련을 해 철저하게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볼라 환자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들어오게 되면 서울에 있는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치료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에볼라 파견 의료진 훈련도 맡게 될 국립중앙의료원에는 감염내과 의사 3명, 소아감염 전문의 1명, 감염 병동 간호인력 11명이 확보돼 있다. 권 정책관은 “국립중앙의료원은 평상시에도 신종 감염병을 진료하기 때문에 위험 노출에 대응할 능력이 있다”며 “감염병동 간호사 4명이 최근 사표를 냈지만 20명을 추가로 교육하고 있어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권 정책관은 “에볼라 바이러스는 체액을 직접 접촉하는 방식으로 전파된다”며 “공기 감염 우려는 전혀 없고, 일상생활 중에 (에볼라 바이러스) 미세입자가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강조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에볼라 파견 의료진 공모 시작…미 CDC 훈련 예정
입력 2014-10-24 1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