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D 부족시 ‘돌연변이 폐암’ 발병 증가

입력 2014-10-24 12:13

비타민D가 부족하면 돌연변이 폐암 발생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특히 이번 연구는 국내 연구진이 비타민D와 폐암 발병관의 상관관계를 규명한 것으로, 새로운 치료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원자력병원 신동엽(사진), 나임일 연구팀은 국내 폐암환자 약 80%를 차지하는 비소세포성 폐암의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가 비타민D가 부족한 경우 흔하게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폐암은 조기 발견이 어려워 완치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폐암은 소세포성폐암과 비소세포성폐암으로 나뉘며 흡연이 주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비흡연자에게서 폐암 발병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뚜렷한 원인을 밝히지 못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원자력병원 연구팀은 이번 연구르 통해 비소세포성 폐암환자들 중 혈중 비타민D가 부족한 경우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 돌연변이가 많이 발견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원자력병원에서 폐암으로 진단 및 치료받은 환자 135명을 대상으로 임상연구를 시행한 결과, 혈중 25-수산화비타민D (25-hydroxyvitamin D) 농도가 낮은 환자들의 경우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 돌연변이가 있을 확률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타민D 결핍이 돌연변이 폐암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밝힌 본 연구는 돌연변이 폐암의 원인규명을 위한 첫 돌파구를 열었다는 점에서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연구팀은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에 돌연변이가 생긴 비소세포성 폐암의 경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 많고 흡연을 하지 않는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돼 왔으나, 이러한 돌연변이의 발생과 비타민D와의 관련성이 규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비타민D는 피부가 태양으로부터의 자외선에 노출될 때 생산되는데, 주로 25-수산화비타민 D의 형태로 저장된다. 햇볕을 쬐면 체내에서 생성되기 때문에 ‘햇빛 비타민’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비타민D는 칼슘의 흡수를 도와 뼈를 형성하고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 주요 기능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그동안 미제로 남아있던 폐암에서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 돌연변이의 원인규명을 위한 첫 돌파구가 마련된 만큼 돌연변이 폐암의 발병기전을 탐구하는 후속 연구를 기획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방사선중개연구 활성화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해당 연구 결과는 유럽 국제전문학술지(SCI) ‘내분비-연관 종양(Endocrine-Related Cancer)’ 2014년 10월호에 게재됐다.

송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