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가을철에 악화되는 건선, 한의학적 치료방법은?

입력 2014-10-24 09:59

일교차가 심한 차가운 날씨와 건조한 공기는 가을철 기후의 특징이다. 그래서 가을은 한여름 무더위에 지쳤던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하지만 건선환자들에게 가을철은 전혀 달갑지 않은 계절이다. 여름철 잠시 호전된 듯 하던 증상이 차가운 날씨와 건조한 바람으로 인해 다시 악화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건선은 피부 각질세포의 과다증식으로 인해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각질과 함께 염증이 발생하며 증상의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만성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요즘처럼 날씨가 서늘해지고 공기가 건조해지는 가을철과 겨울철에 증상이 발생하거나 악화되는 특징을 보인다. 세계 건선의 날이 가을인 매년 10월 29일에 열리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건선은 반드시 가을철과 겨울철에만 증상이 악화되는 것은 아니며 환자 수 또한 계절과 무관하게 매년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례로 얼마 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건선치료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건선 환자는 2009년 15만6634명에서 2013년 16만3936명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치료비용도 2009년 13억8300만원에서 2013년 57억2400만원으로 4배 이상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치료비 부담이 높은 건선을 희귀난치성질환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이처럼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건선은 치료가 쉽지 않다. 발병원인이 인체 내부의 이상에 기인하는 탓에 체내 이상을 바로 잡아주는 치료를 시행하지 않는 한 증상의 호전이나 재발 방지를 기대하기 어려운 탓이다.

따라서 건선 치료의 관건은 무엇보다 체내 이상을 정상화시켜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발병의 근본원인을 바로잡아 건선의 발병 또는 증상악화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선의 발병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은 상태이지만 한의학적으로는 인체 내 면역체계의 이상 또는 수분 조정기능 저하에 따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건선의 치료는 인체의 면역체계 이상과 피부의 수분을 조정해주는 것이 핵심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천안 우보한의원 조랑파 원장은 “많은 사람들이 건선은 치료되지 않는 질환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이는 겉으로 드러난 부분만을 치료해 증상의 재발 또는 악화를 경험한데 기인하는 것”이라며 “발병의 근본원인이 되는 인체 내부의 면역체계 이상을 바로잡고 피부 수분을 조정하는 근원치료를 시행하며 생활습관 식습관 등을 개선하는 노력을 병행할 경우 기대 이상의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보한의원은 건선의 근원적인 치료와 재발방지를 위해 면역 밸런스와 피부 수분 밸런스의 조정을 통해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면역 밸런스 조정은 한약과 침 치료를 통해 면역체계 이상을 바로잡고 발병원인의 제거 및 각질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또 피부 수분 밸런스 조정은 항알레르기 및 항산화 성분이 함유된 한약 추출물을 혼합한 외용제를 사용, 피부자극의 완화 및 발진을 진정시키고 과도하게 쌓인 각질을 가라앉혀 준다.

건선 환자의 치료에서 가장 어려운 대상은 직장인 건선 환자들이다. 잦은 회식과 음주, 불규칙한 식습관으로 치료가 어려운 것은 물론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흔한 탓이다.

따라서 직장인 환자들의 경우 특화된 치료과정을 적용한다. 주된 처방 이외에 주독탕과 식적탕을 병행 처방하는데 이들 처방은 직장인 환자들이 쉽게 접하게 되는 음주와 육식 또는 과식 등으로 인해 체내에 쌓인 독소를 제거, 증상악화를 예방해주는데 효과가 있다.

송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