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지금 혁신 열풍에 빠져 있다. 새누리당은 보수혁신위원회를, 새정치연합은 정치혁신실천위원회를 각각 출범시켰다. 이들 위원회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포함해 공천개혁을 검토 중이다.
정 의장은 23일 국민일보 기자와 만나 여야의 혁신·공천 개혁 움직임에 조언을 던졌다. 키워드는 ‘조화’(調和)였다. 정 의장은 “여야간 세월호 특별법 정쟁을 국회의장 자리에서 보니 경륜있는 정치인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말을 시작했다. 이어 “젊은 의원들이 따를 수 있는 정말 어른 같은 여야 중진들이 속내를 털어 놓고 대화를 나눴다면 세월호 특별법 정국이 그렇게 오랫동안 난항을 겪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의장은 “공천 개혁은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여야 모두 ‘물갈이’니 ‘새 피 수혈’에만 관심을 쏟다 보면 중진 의원들의 경륜에 기댈 기회를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참신하고 새로운 의원들과 정치적 경험이 풍부한 다선 의원들의 조화가 이뤄져야 국회가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나 일본을 가면 8∼10선 의원들도 많은데, 우리 정치 문화는 경륜에 인색하다”고도 했다.
국회의장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 당적을 가질 수 없다. 정 의장도 새누리당을 떠났다. 새누리당은 정 의장의 탈당으로 공석이 된 부산 중동구 당원협의회 조직위원장을 물색하고 있다. 정 의장은 “내가 국회의장을 마친 뒤 다시 총선에 출마할 생각은 거의 없다”면서 “하지만 내 후임 국회의장은 국회의장을 마쳐도 정계에서 은퇴하지 말고 국회에 남아 후배들에게 좋은 스승이자 선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일본 국회의 초청을 받아 26일부터 28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을 찾는다. 27일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회담을 갖는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혁신도 좋지만…” 여야 혁신위원회를 향한 정의화 국회의장의 조언
입력 2014-10-23 1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