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사이클 '철의 여인' 이도연 2관왕

입력 2014-10-23 15:48

‘철의 여인’ 이도연(42)이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핸드사이클 2관왕에 올랐다.

이도연은 23일 인천 송도사이클도로코스에서 열린 대회 핸드사이클 여자 개인 H3-4 개인도로 결선에서 48.6㎞를 1시간24분16초 만에 달려 금메달을 따냈다. 전날 여자 개인 16㎞ H1-5 도로독주에서 정상에 오른 이도연은 애초 목표로 잡았던 2관왕을 달성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도연은 “어제는 우승하고도 기록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오늘은 목표로 했던 24분대 초반을 찍었다”며 “어제 몸이 풀려서 더 가볍게 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날 부담감 속에 경기에 나선 이도연은 금메달을 따냈지만 예상보다 저조한 기록 때문에 기뻐할 수 없었다. 마음을 다잡은 이도연은 이튿날 부모님과 남동생 3명, 올케들, 사촌들, 작은어머니 등 일가친척들이 응원을 나온 가운데 흡족한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 뒤 활짝 웃었다.

이도연은 19세 때 추락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후 15년 넘게 세상과 등지고 살았다. 이후 탁구와 육상을 거쳐 지난해 5월 핸드사이클에 입문했다. 이도연은 지난 5월 이탈리아 월드컵, 7월 스페인 월드컵, 9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에서 열린 국제사이클연맹(UCI) 세계선수권대회 도로독주에서 정상에 올라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도연은 가족에게 “사고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처럼 열심히 살 테니까 앞으로도 응원을 부탁한다”며 “열심히 살고, 열심히 운동하고, 열심히 달려서 기쁨을 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