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완벽한 형태’… 백제 금동신발 나주서 출토

입력 2014-10-23 11:55
거의 완벽한 형태로 보존된 백제 금동신발이 발굴됐다. 그동안 무령왕릉을 비롯해 고창 봉덕리, 공주 수촌리, 고흥 안동 고분 등지에서 백제 금동신발이 발견됐지만 부분적으로 훼손되거나 일부 장식이 손상된 채 수습됐다. 훼손되지 않은 온전한 모양의 금동신발이 출토된 것은 처음이다.

문화재청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소장 이상준)는 나주 복암리 고분군과 인접한 정촌 고분에 대한 발굴조사 결과, 백제 금동신발을 비롯해 마구(馬具), 금제 귀걸이와 장신구, 화살통 장식 등 중요 유물들이 다수 발견됐다고 밝히고 23일 현장을 공개했다.

이번에 발굴된 금동신발은 길이 32㎝, 높이 9㎝, 너비 9.5㎝로 발등 부분에는 용 모양 장식이 달려 있다. 또 신발 바닥에는 연꽃과 도깨비 문양을 투조(透彫·뚫어만듦)와 선각(線刻)으로 꾸며 화려하게 장식했다.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조상순 연구관은 “신발 앞에 용머리 장식이 그대로 남아 있고, 신발 바닥에 정교한 문양이 있는 금동신발은 처음 발굴된 것”이라며 “국보급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동신발이 출토된 곳은 정촌 고분 안에 만들어진 3기의 돌방무덤(석재를 쌓아서 만든 무덤) 중 한 곳이다. 1호로 명명된 이 돌방무덤은 규모가 최대 길이 485㎝, 너비 360㎝, 높이 310㎝로 현재까지 알려진 마한·백제권 초기 대형 돌방무덤 가운데는 가장 크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1호 돌방무덤에서는 금동신발 외에도 재갈, 등자 등 마구가 다수 출토됐다. 마구 전체가 한 세트처럼 골고루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그 외에 금제 귀걸이와 장신구, 화살통 장식, 화살촉, 옥, 토기, 석침(石枕·돌베개), 개배(蓋杯·뚜껑접시) 등도 나왔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