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이견 해결되면 가입할 수 있어”

입력 2014-10-22 23:35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 문제와 관련, 중국 측과 일부 이견이 있지만 문제가 해결된다면 가입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부총리는 22일 제2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베이징(北京)을 방문,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AIIB의 지배구조 문제와 세이프가드 등에 있어 국제금융기구로서의 합리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해 왔지만 여전히 (중국 측과) 이견이 있다”면서도 “앞으로 계속 대화를 해 나아가기로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AIIB 참여에 우리 정부가 동의한 것이냐’는 질문에 “동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 문제가 해결되면 가입할 수 있는 것이냐’는 추가 질문에는 “그렇다. 그 문제가 해결되면 우리가 AIIB에 못 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현재 중국이 막강한 주도권을 행사하게 될 AIIB의 지배구조와 환경 문제 및 적성국가 투자문제 등에 관한 환경·사회적 세이프가드 등에 대해 다소 미흡하다며 개선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총리의 발언으로 볼 때 우리가 요구하는 조건이 수용된다면 원칙적으로는 AIIB에 참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AIIB는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금융기구로 미국 등은 우리 정부의 참여에 비판적인 입장이어서 우리 정부는 참여를 유보해 왔다.

최 부총리는 전날 이뤄진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과의 양자 회담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연내 조기 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우리의 최대교역국으로 중국 경제가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한·중 FTA가 연내 타결되고 조기에 비준된다면 중국 시장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또 APEC 재무장관 회의에서 최근 미국 달러화 강세 현상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기축통화(Key Currency)가 지나치게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미국) 통화정책의 신중한 조정과 명확한 소통을 주문했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최 부총리는 이번 APEC을 계기로 러우지웨이 중국 재무장관,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싱가포르 재무장관, 나카오 타케히코 ADB 총재와 각각 양자면담을 가졌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