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가 19년 연속 무분규 종지부를 찍고 20년 만에 파업을 선택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2일 오후 5시부터 시작된 쟁의행위 찬반투표 개표 결과 노조는 전체 조합원 1만7906명 가운데 1만11명(55.91%)의 찬성표를 얻어 파업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의 진원지가 된 후 1994년까지 강성노조의 모습을 보여 왔지만,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단 한차례의 파업도 하지 않았다.
현대중공업 노사가 오는 24일 제41차 본교섭을 재개하기 때문에 노조는 곧바로 파업을 실행에 옮기지는 않을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일단 파업 카드를 만들어 사측을 압박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재개될 교섭상황에 따라 파업여부가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는 지난 5월 상견례 이후 그동안 40여 차례에 걸쳐 임금 및 단체협상을 진행했으나 그동안 단 1건의 조항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올해 협상에서 임금 13만2013원(기본급 대비 6.51%) 인상, 성과금 250%+추가, 호봉승급분 2만3000원에서 5만원으로 인상,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사내하청노동자 처우 개선 등을 요구했다. 반면 회사는 기본급 3만7000원(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인상, 생산성 향상 격려금 300만원, 경영목표달성 격려금 200만원 등을 제시하며 이견을 보였고 결국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노동계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 특성상 외주의존도가 높아 투쟁동력을 잃어 실질적인 파업이 시작되어도 파업 성공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지역 노동계는 “파업으로 불황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회사 사정상 노사 모두 손실을 입게 된다”며 “교섭을 재개해 타협을 쪽으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
현대중공업 노조 20년 만에 파업… “협상은 계속”
입력 2014-10-22 2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