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기록한 데 대해 정치권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한길리서치가 지난 17∼18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권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반 사무총장이 39.7%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13.5%,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 9.3%,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4.9%,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 4.2%, 새누리당 정몽준 전 대표 2.4%, 김문수 전 경기지사 2.3%, 남경필 경기지사 0.4%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유·무선 RDD(임의번호걸기) 방식으로 진행됐고, 신뢰수준은 95%에 ±3.1% 포인트였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인사가 이름을 올리자마자 1위에 오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 대한 혐오증이 비정치인에 대한 선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새누리당의 차기 주자들은 조사 결과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서도 내심 견제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여권 차기 주자 측 인사는 22일 “그동안의 추세를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갑자기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 총장의 정치적 성향을 재단할 수 없지만 여권에서는 되도록 많은 주자가 나와 경쟁하는 게 정권 재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주자 측 관계자는 “정치권에 대한 실망이 반 총장에 대한 선호로 이어진 결과”라고 해석했다. 대선이 3년 이상 남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의 여론조사는 큰 의미가 없다고 평가 절하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새누리당 당직자는 “실제 선거전에 들어온다면 여론조사와 간극이 클 것”이라면서 “‘안철수 바람’에서 보듯 현실 정치는 그렇게 녹록치 않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친박(친박근혜)계가 반 총장을 차기 주자로 밀고 있다는 설과 연결지어 여론조사 자체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반기문 총장, 차기 대권주자 1위’에 정치권 해석 분분…정치권 혐오증이 비정치인 선호로 이어져
입력 2014-10-22 1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