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학생 김모(25)씨는 2012년부터 인터넷에서 한양대와 중앙대의 ‘서열’을 비교하며 한양대를 비방하는 글 1000여건을 올렸다.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미국과 패한 일본을 빗대 ‘중아더(중앙대=맥아더) 장군과 한망히토(한양대=히로히토 일왕)’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를 심각하게 여긴 한양대는 지난 5월 김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자 중앙대 측이 한양대에 전화를 걸어 “고소를 취하하지 않으면 중앙대 비방글을 올린 한양대 학생들을 맞고소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결국 중앙대도 지난 6월 온라인에 자교 비방글을 올린 인터넷주소(IP) 18개를 제시하며 검찰에 고소했다. 중앙대는 이 IP 이용자 중 대다수가 한양대생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렇게 온라인 공간에서 경쟁 대학을 비방하는 ‘대학 훌리건’ 문제가 입시철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2012년에는 경희대 국제캠퍼스 총학생회가 경희대의 본교·분교 문제와 대학 서열을 놓고 악의적 글을 올린 네티즌 5명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2011년 이화여대도 학교에 대한 악성 댓글을 쓴 네티즌 18명을 고소했다.
한양대와 중앙대의 형사고소 공방전에선 한양대가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한양대는 22일 김씨를 상대로 제기했던 고소를 취하했다고 밝혔다. 한양대 관계자는 “김씨가 충분히 사과했고 재발 방지도 약속했기 때문에 교육적인 차원에서 선처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앙대 측은 아직 고소를 취하할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중앙대 관계자는 “비방글을 올린 사람이 수사에서 밝혀지고 진심으로 뉘우친다면 끝까지 갈 생각은 없지만, 현재는 고소한 IP 이용자가 누구인지 모르기 때문에 용서할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
소송전 비화한 한양대-중앙대… ‘훌리건 전쟁’ 끝날까
입력 2014-10-22 15: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