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를 함께 앓으면서도 애절한 사랑을 키워왔으나 시(市)의 반대로 혼삿길이 막혔던 커플이 2년만에 결혼에 골인했다.
전북 전주시에 사는 지적장애 2급 남모(45)씨와 이모(33·여)씨는 2012년 한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처음 만나 사랑을 키운 끝에 결혼을 결심했다. 그러나 전주시는 이들이 법적 근거도 없는 양가 부모의 결혼 승낙서를 받아올 것을 요구하며 결혼을 반대해 왔다. 지적장애인이 복지시설에서 독립해 가정을 꾸릴 경우 예상 밖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씨는 아버지의 승낙을 받았으나 부모가 사망하고 누나와 연락이 두절된 남씨는 승낙서를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지난해 1월 이들이 거주하던 복지시설이 폐쇄되면서 떨어져 살게 된 후에도 불편한 몸으로 바깥에서 만나면서 애절한 사랑을 이어갔다.
이를 보다 못한 전주시 장애인가족지원·인권센터가 지난 4월 권익위원회에 도움을 요청했고 권익위가 전주시에 결혼 허가를 권고하면서 이들은 지난 7월 혼인신고부터 했다.
이후 전주시와 지역사회에서 이들의 결혼 준비를 도운 끝에 이씨와 남씨는 지난 21일 화촉을 밝히게 됐다.
남호철 기자 hcnam@kmib.co.kr
市가 결혼을 반대해?…혼삿길 막혔던 지적장애 커플 2년만에 결혼
입력 2014-10-22 1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