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유행하고 있는 초등학생 겨울철 단심줄 놀이나 아리랑 공연에서 등장하는 대동놀이가 1920년대 한국교회의 공연물에서 비롯됐다는 의견이 나왔다.
22일 박영정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통일준비위원회 사회문화분과 자문위원)에 따르면 1920년대 초 전국 교회를 기반으로 활성화된 크리스마스 공연물이 북한에도 영향을 주면서 이후 북한의 고 김일성 주석이 북한 무용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 ‘단심줄’에 사용했다는 것이다.
박 위원의 이 같은 의견은 한국극예술학회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한국극예술연구’ 45집 11~34쪽에 ‘가극 열세 집의 북한 수용양상과 그 의미’라는 논문에서 거론된 뒤 지난 21일 대한민국예술인센터 지하 연회장에서 열린 ‘예술인 통일문화아카데미’에서 공론화됐다.
박 위원은 “1920년대 서울에서 김현순씨가 ‘가극 열세 집’에 소개한 한국교회의 공연물이 평양에 영향을 주면서 만주에서 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평양에서 잠깐 참여해 이를 경험한 김일성이 만주에서 북한무용의 출발점이 된 작품 ‘단심줄’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단심줄 놀이는 지난해 2월 김일성 광장에서 겨울철 초등학생들의 대동놀이로 사용됐으며, 지난해 7월 아리랑 공연에서는 단심줄 놀이를 모티브로 한 대동놀이 방식의 공연이 연출됐다.
박 위원은 “‘단심줄 놀이’가 1920년대 한국교회에서 유행한 공연물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된만큼 북한에서도 신화화된 것은 걷어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박 위원은 또 “삼지연 소년궁전에는 단심줄 놀이 벽화가 그려져 있을 정도”라며 “북한에서 유행하고 있는 단심줄 놀이가 1920년대 인사동 승동교회 등 한국교회의 크리스마스 공연물에서 출발했다는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고 역설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단독] 북한 단심줄놀이는 1920년대 한국교회 성탄절 공연물이 출발점
입력 2014-10-22 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