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기술로 종양제거하는 ‘사이버나이프’ 방사선 수술
최근 암 등 종양의 방사선치료 분야에서 컴퓨터와 로봇기술이 빠르게 접목되면서 치료성과가 향상되고 있다. 이처럼 종양 방사선치료 분야에서 로봇기술과 컴퓨터 기술이 접목이 된 대표적인 것이 ‘사이버나이프’ 방사선수술이다.
외과적수술 없이 암 수술을 할 수 있는 최첨단 장비 ‘사이버나이프(Cyber Knife)’에 의한 치료를 사이버나이프 방사선수술이라고 부른다. 사이버나이프는 신체 어느 부위라도 안전한 방사선 수술을 시행할 수 있도록 개발된 정위 방사선 치료 시스템이다.
지난 2008년 인천지역에서 최초이자 유일하게 사이버나이프 장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인하대병원 사이버나이프센터 김우철 소장(방사선종양학과 교수)은 “통상적으로 종양 부위에 방사선을 집중적으로 쪼인다는 점은 감마나이프 등 기존 방사선 치료와 유사하다. 하지만 사이버나이프는 움직이지 않는 고정된 틀을 머리부분에 착용하고 머리 부분에만 방사선을 쪼이던 기존 방사선수술 장비인 감마나이프와 달리 특별한 고정틀을 몸에 착용하지 않고 움직이는 로봇팔에 의해 1248개의 방향에서 원하는 신체 부위로 방사선을 조사(照射)하면서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비는 말 그대로 보이지 않는 사이버 칼(나이프)인 방사선을 이용한 치료법으로, 종양 부위에 방사선을 집중적으로 쪼여 종양을 괴사시킨다. 또한 기존 감마나이프 등의 방사선수술 장비는 뇌부분에만 치료를 할수 있었던 것과 비교해 사이버나이프는 신체의 어느 부위라도 방사선수술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김우철 소장은 “사이버나이프는 방사선 수술 전용장비로 종양에 방사선을 집중적으로 다량 조사해 종양을 죽이는 첨단 장비”라며 기존 방사선치료와 달리 세밀하고 정확하게 방사선을 조사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더욱이 기존 방사선치료 장비와 비교해 세밀하고 정확하게 방사선조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한번 치료 시 많은 양의 방사선을 조사할 수 있다. 보통 방사선치료는 30~40회 정도로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사이버나이프는 1회 치료 시 기존 방사선치료와 비교해 3~8배 이상의 방사선이 조사되기 때문에 치료 기간을 줄이고 환자들의 회복도 빠르다. 김 소장은 “환자들이 병원에 내원하는 횟수가 줄어 들어 환자의 편의에 도움이 된다”며 “특히 세밀하고 정확하기 방사선을 조사하여 치료 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방사선치료 후 재발이 된 경우에도 추가적으로 사이버나이프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적용 대상 암은 뇌전이암을 포함한 뇌종양, 폐암, 간암, 전립선암, 두경부암 등이며, 주로 크기가 작은 종양에서 사이버나이프 치료가 가능하다. 김 소장은 “모든 종양에서 사이버나이프가 적용되지는 않는다. 크기가 적은 암, 조양의 크기가 대략 5㎝이하인 경우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인천지역 유일한 사이버나이프센터 운영한 인하대병원
인천지역에서 유일하게 사이버나이프 장비를 운영하는 인하대병원 사이버나이프센터의 강점은 철저한 치료계획 설계와 다양한 첨단 기술 적용이다.
대표적인 것이 ‘4차원 치료계획’을 통해 종양이 움직여도 종양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해 정확한 방사선 조사가 가능하도록 한 점이다. 이는 주변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최대의 수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김우철 소장은 “폐암인 경우 환자가 숨을 쉴 때마다 움직이는 폐 조직의 미세한 움직임을 정확히 추적해 조직에 붙어있는 암세포만을 제거할 수 있고, 주변 정상 조직 손상도 줄여 최상의 수술 효과를 내기위해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존의 사이버나이프와 달리 모든 환자 치료시 종양 위치 추적을 위해 금침을 몸 속에 삽입하지 않는 것(무금침 호흡동조 방사선 수술)도 인하대병원 사이버나이프센터의 경쟁력이다. 인하대병원의 4차원 사이버나이프는 뇌종양과 척추종양, 일부 폐 종양에 대해서 금침을 삽입하지 않고도 방사선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종양이 폐에 있을 경우 환자의 호흡에 따라 종양도 같이 움직이게 되는데 이런 종양을 놓치지 않고 치료하기 위해 기존에는 방사선 조사범위를 넓혀야 했다. 하지만 조사범위를 넓힐 경우 부작용이 많아지는 단점이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사이버나이프는 폐 종양부위에 금침을 넣어 호흡에 따라 움직이는 금침을 추적해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김 소장은 “금침 삽입은 국소 마취를 하고 바늘로 종양부위를 찌르는 불편함과 치료의 지연, 금침삽입으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폐기흉과 출혈 등의 부작용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인하대병원이 도입한 4차원 사이버나이프는 폐 종양 환자에서도 금침 삽입으로 인해 발생되는 부작용 없이 편안히 단기간에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강점이 있는 ‘4차원 로봇 사이버나이프’를 통해 인하대병원은 뇌종양, 폐암, 간암, 직장암·대장암 등 소화기암, 두경부종양, 뇌동맥 기형, 척추암, 전립선암, 전이성암 등 전신의 고형암 치료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또한 재발암, 수술적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 수술이 불가능한 다발성 종양, 기존 방사선 치료에 효과 없는 종양 등도 치료가 가능하다.
◇보다 많은 암환자들에게 혜택…꾸준한 연구로 센터 발전 이끌 것
하지만 이러한 사이버나이프 등의 첨단 장비를 통한 치료는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특히 현재 사이버나이프를 이용한 방사선수술의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범위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들은 본인이 치료비를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인하대병원은 지역사회 암 극복을 위해 비용 부분을 적절히 조정해 환자들의 치료비용을 낮추기로 결정했다.
김우철 소장은 “전반적인 보험수가가 낮아지는 상황에서 암 등 중증질환 치료에 대한 환자 부담을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 첨단 장비를 통한 치료비용 부담이 크지만, 인하대병원은 지역사회 암 극복을 위해 비용 부분을 적절히 조정해 보다 많은 암 환자들이 장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사이버나이프센터 장기 발전 계획도 김 소장은 제시했다. 지난 2008년부터 여러 암을 치료핸 온 사이버나이프 수술 임상테이터를 분석하고 정리해서 국내 사이버나이프 치료의 표준과 가이드라인을 만드는데 일조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가장 많이 시행한 뇌종양의 경우 국내학회에 여러 임상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인하대병원 사이버나이프센터의 강점인 무금침 호흡동조 방사선 수술에 대한 치료 성적과 결과들을 모아 논문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이외에도 김 소장은 기초실험을 통해 기존 방사선치료와 다량의 방사선치료와의 비교 연구 등도 꾸준히 센터에서 진행하고, 현재 사이버나이프 방사선수술이 가능한 암 외에 적용이 불가능했던 유방암 등 다른 암에 대한 적용 연구도 장기적으로 수행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우철 소장은 “방사선 치료나 수술, 항암제 복용 등 모든 암환자들이 암 치료시 많은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사이버나이프를 포함한 모든 암 치료시 환자들이 의료진을 믿고 암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 것이 치료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