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7)에게 법원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 고등법원 토코질레 마시파 판사는 21일(현지시간) 행정수도 프리토리아 고등법원에서 열린 남아공 전 육상 국가대표 피스토리우스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여자친구 리바 스틴캄프(29)를 총으로 쏴 숨지게 한 피스토리우스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마시파 판사는 과실치사 부분에 대해 징역 5년을, 총기범죄 부분에 대해서는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마시파 판사는 장애를 가진 운동선수가 감옥에서 겪을 특별한 고통을 주장하는 변호인의 변론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마시파 판사는 “가난하고 혜택받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법이 있고, 부자이고 유명한 사람들을 위한 또 다른 법이 있다는 느낌을 만들어 낸다면 이 나라에 슬픈 날이 될 것”이라고 징역형 선고이유를 덧붙였다.
또한 “피고인은 치명적인 무기를 휴대하고 1발이 아닌 4발을 화장실 문에 발사했다”면서 “화장실은 작은 공간이었고 그 문 뒤에 숨은 사람은 탈출할 여지가 없었다”고 판시했다.
앞서 검찰 측은 지난 17일 피스토리우스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법원은 지난달 11, 12일 선고공판에서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과실치사 혐의와 총기 소지에 대해서는 유죄를 선고했다.
앞서 피스토리우스는 밸런타인데이인 지난해 2월14일 프리토리아 동부에 있는 자택에서 여자친구 스틴캄프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으나 같은 달 22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피스토리우스는 그동안 집에 강도가 침입한 것으로 오인해 총격을 가한 것이라며 고의적인 살해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면서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여왔다.
피스토리우스는 2012년 제14회 런던 장애인올림픽대회 육상 남자 400m 계주 금메달과 200m T44(절단 및 기타 장애) 은메달을 따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절단 장애 육상 선수로는 최초로 2011 대구세계육상대회와 2012 런던올림픽에 출전해 400m와 1,600m 계주에서 일반 선수와 경기를 펼치기도 했다.
서정학 기자 mideum@kmib.co.kr
‘의족 스프린터’ 피스토리우스 징역 5년…법원, 여자친구 살해 혐의 인정
입력 2014-10-21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