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개헌 발언이 실수? 우린 그렇게 안 생각” vs 김무성 “이미 사과…얘기 않겠다”

입력 2014-10-21 16:40
지난달 16일 청와대를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의 안내를 받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지도부들.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국민일보DB

청와대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중국발(發) 개헌 발언에 대해 21일 “당 대표되시는 분이 실수로 언급했다고는 생각을 안 한다”라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인데, 이 소식이 전해지자 김무성 대표는 “이미 사과했다”라며 “이야기할 생각이 없다”라고 다짐했다. 권력구조를 다투는 헌법 개정 문제보다, 산적한 현안이 우선이란 박근혜정부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청와대 기자실에 들러 김무성 대표의 개헌 관련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건 김무성 대표께서 중국에 가서 기자 질문에 대답을 하셨고, 그게 계속 보도가 됐는데 내 불찰이라고 말씀”했다고 정리했다. 이어 “당 대표 되시는 분이 실수로 언급했다고 했는데, 우리는 그렇게 생각을 안 한다”라며 “지금하고 비슷한 상황인데 기자가 노트북을 펴놓고 말하는 걸 받아치는데 그런 상황 속에서 개헌 관련 언급을 한 것은 기사화될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말씀하신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그렇게 생각하는 게 정상 아닌가”라고 거듭 물었다.

이 고위 관계자는 또 우회적으로 개헌 말고도 중요한 이슈가 많다고 언급했다. 그는 “국가가 장기적으로 보다 나은 상태로 가려면 무엇을 해야 하느냐, 그게 과연 개헌 이야기냐”라며 “저희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거듭 ‘생각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공무원연금 개혁 등 시급한 국정과제들이 있다”라며 “그것이 빨리 국회에서 처리돼서 국민들의 삶도 나아지고 국가가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차곡차곡 쌓이는 것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무성 대표는 청와대의 개헌발언 난감 반응에 “이미 사과의 입장을 밝혔다”라며 언론에 “어떤 반응도 보일 생각이 없다”라고 했다. 그는 기자들에게도 “지난 17일 회의에서 개헌과 관련된 해명을 할 때도 일절 앞으로 개헌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했다”라며 “이야기할 생각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 대표는 중국 방문중인 지난 16일 정기국회가 끝나면 개헌 논의에 대한 봇물이 터질 것이라고 언급했다가 하루만인 17일 “대통령께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한 바 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