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치기만 해도 실명, 악마 식물’ 페이스북 떨게 한 괴담… 페북지기 초이스

입력 2014-10-21 14:37

“어마어마하게 위험한 악마의 식물이 등장했습니다. 스치기만 해도 엄청난 통증을 동반한 거대한 수포가 잡히고 눈에 들어가면 실명하게 됩니다. 상처 부위는 영구적으로 검은 흉터가 남게 되고 자외선에 대한 보호능력도 상실하게 됩니다.”

요즘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자이언트하귀드(gianthogweed)’라는 식물의 위험성을 알리는 글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식물에 접촉했다가 상처를 입었다며 끔찍한 사진까지 나돌고 있는데요. 알고보니 사실이 아니군요. 신종 괴담으로 보입니다. 21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자이언트하귀드는 국내 서식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환경부 담당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자이언트하귀드라는 위험한 식물이 국내에도 있다는 인터넷 글을 봤지만 이 식물은 국내 서식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자이언트하귀드 괴담은 끔찍한 사진과 함께 나돌기 시작했습니다. 설명 글만 읽어도 끔찍하네요.

“길이가 5,6미터에 이르는 이 흰색의 예쁜 꽃은 무시무시한 악명을 떨치는 악마의 식물이다. 자이언트하귀드의 수액은 광자반응을 일으키므로 피부에 닿으면 24시간 후 극심한 화상과 물집, 염증을 일으킨다. 수액은 꽃, 잎, 줄기 등 식물 전체에서 나오므로 사실상 스치기만 해도 피부가 해를 입을 수 있다. 수액과 자외선이 일으킨 화학작용이 상처 부위를 몇 년 동안 자외선으로부터 보호기능을 잃게 한다. 상처가 낫는다고 해도 영구적으로 검은 흉터가 남는다.

즙에 들어 있는 ‘퓨라노쿠머린’이라는 성분은 기형아를 낳게 하는 발암물질이며 자이언트하귀드를 만진 손으로 눈을 비비면 실명한다. 일반인이 직접 제거할 수 없고 고글과 마스크 등의 보호장비를 갖춘 전담반이 제거한다.”

네티즌들이 더욱 공포심을 갖게 된 것은 자이언트하귀드에 상처를 입었다는 사진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냇가에서 놀다가 종아리를 쓸렸다는 사진에는 깜짝 놀랄 만큼 많은 수포가 찍혀 있습니다.



이렇게 무시무시한 식물이 있다니. 깜짝 놀라 환경부에 문의해봤더니 자이언트하귀드는 국내 서식이 확인된 적이 없다고 합니다. 괴담이 확산되면서 ‘집 앞에 자이언트하귀드가 있으니 처리해달라’는 민원도 있었다는군요. 하지만 사진으로 확인해보니 자이언트하귀드가 아니었다고 하네요.

누가 왜 이런 괴담을 퍼뜨리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안심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위키피디어를 검색해보니 자이언트하귀드는 북미나 서유럽에 분포하고 있다고 하네요.



혹시라도 해외여행하시는 분들이라면 식물 생김새 보시고 조심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