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서 대통령 풍자 전단 배포한 팝아티스트 연행

입력 2014-10-20 17:23 수정 2014-10-20 17:28
이하씨 페이스북

팝아티스트 이하(본명 이병하·46)씨가 20일 서울 광화문 네거리 인근 건물 옥상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하는 전단을 뿌리다 경찰에 연행됐다.

이씨는 이날 낮12시쯤 광화문 동화면세점 건물 옥상에 올라가 미리 준비한 전단 4500장을 뿌렸다. 전단은 영화 ‘웰컴투 동막골’의 등장인물처럼 꽃무늬 상의와 푸른색 치마로 된 한복 차림으로 머리에 꽃을 꽂고 있는 박 대통령의 모습을 담고 있다. 전단의 윗부분에는 ‘수배 중(WANTED)’, 아래에는 ‘미친 정권(MAD GOVERNMENT)’이라고 표기돼 있다. 이씨는 부정선거 의혹, 표현의 자유 침해 등 미친 세상을 풍자하기 위해 ‘미친 정부를 찾는다’는 전단을 제작, 정치풍자 퍼포먼스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대선때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백설공주'로 풍자한 포스터를 붙여 기소됐다가 무죄를 확정받은 바 있다.

이 전단은 같은 시각 종로, 을지로, 신촌, 합정 등 시내 지하철역 곳곳에서도 이씨의 동료 3명에 의해 1만5000장이 뿌려졌다.

당시 인근에 근무하는 경찰관이 땅에 떨어진 전단지를 발견, 이씨가 건물 옥상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출동해 건조물 침입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단지 살포 자체는 형사 입건 대상이 아니지만, 남의 건물에 올라간 것이 문제라 판단해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말했다.

남호철 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