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경찰이 사용한 최루액 ‘캡사이신(capsaicin)’ 양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캡사이신은 후추와 고춧가루에서 추출한 식물성 물질로 물에 희석된 상태로 사용된다.
20일 경찰청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김재연(통합진보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경찰이 쓴 캡사이신은 2012년 726ℓ에서 지난해 2720ℓ로 크게 늘어난 데 이어 올해에는 9월까지 3349ℓ로 이미 작년 수치를 넘어섰다. 경찰이 의경부대 훈련용으로 쓴 양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훈련용으로 쓰인 캡사이신은 2012년 662ℓ에서 지난해 2235ℓ로 급증했고 올해는 9월까지 3164ℓ에 달했다. 반면 경찰이 캡사이신을 집회·시위 현장에서 쓴 것은 2012년 63ℓ, 지난해 484ℓ, 올해는 9월까지 184ℓ에 불과했다.
경찰이 2010년 이후 구매한 캡사이신은 총 2만2788ℓ로, 올해 9월까지 쓴 양은 9394ℓ(41.2%)다.
경찰이 쓴 9394ℓ 중 훈련용은 8398ℓ, 집회·시위 진압용은 994ℓ였다. 최루액은 집회·시위 현장에서 스프레이 형태로 사용된다.
김 의원은 “2010년 이후 경찰이 쓴 캡사이신의 89.4%가 훈련용이었다”며 “캡사이신 재고가 증가하는 데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해 훈련용으로 대부분 소모한 것”이라고 말했다.
남호철 기자 hcnam@kmib.co.kr
시위도 많지 않은데 경찰 최루액 사용량 급증…어디에 쓰기에
입력 2014-10-20 1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