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김석화 교수팀, MRI영상 이용 혈관종 간편검사법 개발

입력 2014-10-20 13:42

혈관종과 혈관기형을 좀 더 쉽게 감별하는 진단법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혈관종과 혈관기형은 치료 방법이 전혀 다르므로, 이들을 꼭 감별해야한다. 그러나 증상이 비슷하고 초음파, CT, MRI 영상으로도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 이를 감별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성형외과 김석화(사진), 최태현 교수팀, 영상의학과 손철호, 최승홍 교수팀,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성형외과 최재훈 교수 연구팀이 ‘제1형 포도당 운반 단백질(GLUT1)항체’를 MRI 조영제에 가미해 혈관종을 좀더 쉽게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20일 밝혔다.

GLUT1은 혈관기형에서는 발현되지 않고, 혈관종에서만 발현된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하여, MRI 조영제인 산화철 나노입자에 'GLUT1 항체'를 붙여 MRI 영상으로 확인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에는 사람의 혈관종 조직을 이식한 생쥐 8마리가 동원됐다. 연구팀은 먼저 생쥐들을 대상으로, MRI 검사를 했다. 그 후 비교군(4마리)에는 ‘GLUT1 항체’가 부착된 산화철 나노입자를, 대조군(4마리)에는 산화철 나노입자만 조영제로 투여한 후, MRI 검사를 다시 시행했다.

그 결과, 비교군에는 혈관종 부위에 있는 MRI 영상의 신호 강도(SI)가 조영제 투입 전 209점에서 투입 후 111점으로 급감했다. 반면 대조군은 조영제 투입 전 202점에서 투입 후 183점으로 감소폭이 낮았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비교군의 경우 조영제에 있는 ‘GLUT1 항체’가 혈관종에 있는 ‘GLUT1’ 항원과 반응하여, 혈관종 부위에 있는 MRI 영상의 SI가 급격히 낮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조영제 투입 전과 후의 MRI 영상의 SI값을 확인하면, 혈관종인지 여부를 쉽게 감별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혈관종은 혈관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피부 겉으로 튀어나오거나 혹처럼 보이는 것을 말한다. 유아기와 유년기에 관찰되는 가장 흔한 양성 종양으로, 신생아 1,000명 중 1~2명은 혈관종이 나타난다. 혈관종은 대개 생후 2주경에 자라기 시작하나, 1세 이후에 서서히 줄어든다. 특별한 합병증이 없으면, 경과만 관찰하면 된다.

혈관기형은 혈관종과 유사한 임상양상을 보이나, 성장하면서 크기가 더 커지고, 저절로 없어지지 않는다. 수술이나 색전술 등 치료가 꼭 필요하다.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나노연구 저널인 나노메디슨: 나노테크놀러지, 생물학 및 의학 잡지(the journal Nanomedicine: Nanotechnology, Biology, and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