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의 야외공연장에서 외곽 환풍구에 올라가 걸그룹 공연을 보던 관객 27명이 환풍구의 철제 덮개가 붕괴되며 18.7m 아래 지하로 추락해 1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했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불과 6개월 만에 또 대형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17일 오후 5시54분쯤 판교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 야외공연장에서 관객들이 걸그룹 포미닛의 공연을 가까이서 보기 위해 환풍구 위에 올라섰다가 덮개가 붕괴되며 추락했다.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부상자들은 분당서울대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등 5개 병원에 후송됐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사망자 중 12명은 현장에서, 2명은 병원 이송 중에, 나머지는 치료 도중 숨졌다”고 말했다.
당시 공연장에는 700~1000명이 모여 있었다. 무대 앞에 간이 좌석이 설치돼 있었지만 좀더 가까운 곳에서 공연을 보려는 사람들이 공연 시작 20여분 전부터 무대 정면 우측 환풍구 쪽으로 몰려들었다. 특히 인기 걸그룹 포미닛이 등장해 히트곡 ‘핫이슈’를 부르자 관객들이 일제히 무대 앞으로 몰려들었고, 이 과정에서 환풍구 위에도 수십명이 올라선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철제 덮개가 휘어질 정도로 사람들이 올라섰지만 주변에 이를 제지할 안전 요원은 배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은 “스태프 명찰을 단 직원들밖에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공연 도중 ‘쾅’ 하며 덮개가 붕괴됐고 올라서 있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지하 바닥으로 추락했다. 다행히 2명은 환풍구 덮개에서 2m 정도 아래에 있는 턱에 걸려 참변을 피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오후 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안전 관계 장관 및 관계자 회의를 개최해 사고 수습책을 논의했다. 경기도와 성남시는 사고 수습대책본부를 합동으로 꾸렸으며 경기도의원들은 18일 떠날 예정이었던 해외연수를 취소했다. 지난 12일부터 유럽을 방문 중이던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독일 라이프치히의 BMW 전기자동차 공장을 견학하다 급거 귀국길에 올랐다. 문화체육관광부도 부처 차원의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해 사고 수습 지원에 나섰다.
이날 행사는 판교테크노밸리 입주를 기념하기 위한 ‘2014년 제1회 판교테크노밸리 축제’로 경기도와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주최하고 이데일리·이데일리 TV가 주관했다.
성남=조성은 전수민 강희청 기자
[판교 환풍구 붕괴참사] 공연도중 ‘쾅’ 관객 27명 추락… 16명 사망·11명 중상
입력 2014-10-18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