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힐교회장로회는 지난 15일 교회 홈페이지에 발표문을 통해 “드리스콜 담임목사가 14일 사임서를 제출했고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장로회는 “드리스콜 목사에게 사퇴를 요구한 것이 아니기때문에 사임서를 받고 많이 놀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장로회는 지난 2개월 동안 목사를 조사한 내용을 언급하며 드리스콜 목사에 대한 부정적 톤을 드러냈다. 장로회는 “우리는 드리스콜 목사가 급한 성격과 거친 언사, 장로와 교역자들을 지배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등 오만했었다고 결론을 냈다”며 “그는 인생 전반에서 이 부분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도 “일부 논란은 부적절했거나 허위로 드러났다”며 “하나님 비전을 가지고 18년간 교회를 이끌어온 사역에 대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기독교매체 RNS가 입수해 공개한 사임서에서 드리스콜 목사는 “내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사람이란 것을 알고 있다”며 “자존심을 부리고 분노하며 거만했던 과거를 회개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또 “하나님의 은혜로 교회에서 18년 동안 목회할 수 있었다”며 “깊은 슬픔 가운데서 평안과 안식을 누릴 수 있어 감사하다”고도 했다.
드리스콜 목사는 최근 몇 년간 부정적인 이슈들로 언론에 오르내렸다. 지난해 11월 출간된 책이 표절 논란에 휩싸이자 실수였다고 인정하며 사과했다. 하지만 이후 나온 또 다른 저서는 사재기 의혹을 샀다. 교회 내부에서는 사퇴 요구가 이어졌다. 주요 사역을 담당하고 있는 교역자 9명은 지난 8월 장로들에게 목사 해임을 요구했다. 같은 달 자신이 창립한 기독단체 이사회에서 제명당했다. 설사가상으로 2000년 인터넷에 여성과 동성애자를 비하하는 글을 쓴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을 가중시켰다. 수세에 몰린 드리스콜 목사는 지난 8월 중순 6주간 자숙기간을 가지겠다고 선언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사퇴 압박의 결정적 이유는 일방적 리더십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드리스콜 목사가 2007년 교회 정관에서 교회 장로들의 권한을 줄이려고 시도했을 때 사퇴 논란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일부 지교회를 폐쇄하고 직원을 감원하고 재정집행을 불투명하게 사용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드리스콜 목사는 1996년 자택에서 시작한 청년 성경공부모임을 1만4000여명이 출석하는 대형교회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마스힐교회는 워싱턴 시애틀의 모 교회와 오리건, 캘리포니아주 등에 15개 지 교회를 두고 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