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아시아·유럽 연계 강화, 북한 태도변화를 위한 유럽 국가들의 적극적 노력 등을 촉구하면서 제10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아셈·ASEM) 일정을 마무리했다. 우선 박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2차례 선도 및 자유발언을 통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아시아·유럽 연계 3대 방안 등을 제시하며 우리 정부의 대(對)유럽 외교의 지평을 넓힌 것으로 평가된다.
회의 기간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의 양자회담에선 제2차 고위급 접촉 등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중국 측의 확고한 지지 의사를 재확인했다. 중국이 한반도 평화통일은 물론 최근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흔들림 없이 지지한다는 점을 끌어냈다. 정부가 제안한 오는 30일 2차 고위급 접촉에 중국이 긍정적인 역할을 미칠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또 앞으로의 남북대화 국면을 안정적으로 끌어나가는데 중국을 레버리지(균형추)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한층 가까워진 한·중 관계는 박 대통령과 리 총리의 인사말에서도 그대로 노출됐다. 박 대통령이 리 총리에게 한국어와 중국어로 “세 번째 뵈니까 ‘오랜 친구(老朋友·라오펑유)’처럼 느껴진다”고 하자, 리 총리는 중국 철학자 노자의 ‘삼생만물(三生萬物)’을 인용해 “이미 세 번 만났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성과를 만들 수 있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이 16일 전체회의 제2세션 선도발언에서 북한을 유라시아의 ‘끊어진 고리’로, 통일 한반도를 ‘탄탄한 고리’에 비유한 것도 큰 반향을 던졌다는 평가다. 향후 아시아·유럽 국가들의 대북 압력을 더욱 가속화시킬 모티브로 작용할 것이란 시각이다. 이밖에도 박 대통령은 에볼라 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보건인력 파견, ‘이슬람국가(IS)’ 퇴치 문제 등 국제사회에 대한 우리 정부의 기여 의지를 천명했다.
박 대통령은 회의 기간 중 이탈리아·덴마크·프랑스 등과 양자 정상회담을 통해 정보통신기술(ICT)·패션·문화·첨단 미래산업 등에 대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밀라노, 로마=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박근혜 대통령, 아셈외교 성과는?
입력 2014-10-17 16:42 수정 2014-10-17 1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