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으로 키웠는데…” 이대앞 임대업자 분통 터뜨려

입력 2014-10-16 15:42 수정 2014-10-16 16:25

“영부인으로 키웠는데….”

서울 신촌에서 임대업을 하는 이재복 연대·이대 기숙사건립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기숙사 건립에 대해 섭섭함을 드러냈다. 대학의 기숙사 신축으로 임대업자들이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는 주장이다.

신촌에서 원룸을 운영하는 이씨는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장관급 이상 부인 되시는 분, 영부인이 된 분이 얼마나 많나”며 “그 사람들 공부할 때는 그렇게 어렵게 자취나 하숙해가면서 공부했더니 이제는 학교 재정이 커지니까 돈 있다고 그냥 아무데나 막 때려지으면 안 되잖아요”라고 말했다. 그는 “원룸은 보통 보증금 1000만 원에 월 45만원, 50만원짜리가 제일 많다”며 “지금 점점 어려워가니까 난리가 났죠. 어떻게 먹고 사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임대업자들은 대학이 기숙사 신축을 위해 환경을 무분별하게 파괴한다는 입장이다. 이씨는 “자연 생태를 파손하고 용도변경을 시켜가면서 (건물을) 5층으로 올린다”며 “학생들도 배우는 사람들이 원래 못 짓는 곳에다 짓는 것만큼은 알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비오톱은 특정 동식물이 하나의 생활 공동체를 이루는 생물서식지다. 서울시는 조례에서 ‘비오톱 1등급지’에 대한 개발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이화여대와 연세대 등 서울 소재 대학 주변 비오톱의 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국민행동본부, 북아현동 주민들과 숲사랑 시민모임, 한국시민단체협의회 등은 지난 14일 “기숙사 공사로 인해 북아현숲 3만149㎡ 내 수목 1200여 그루가 사라지고 숲에 살던 200여종의 동식물의 생명이 위협받는다”며 이화여대 산학기념관 앞에서 ‘북아현숲 학살 규탄 시민대회’를 가진 바 있다. 이화여대의 기숙사 수용률은 8.4%로 기숙사에 들어가기 위해 12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