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김정은·조원상 교수 연구팀, 5년 추적 결과로 제시
허혈을 동반한 성인 모야모야병 환자에 있어 ‘복합혈관문합수술’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김정은(사진 왼쪽)·조원상(오른쪽)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60명의 환자에 대한 77건의 복합혈관문합수술을 5년 이상 장기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모야모야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원인 미상으로 서서히 좁아지는 질환이다. 심한 경우 뇌허혈(좁아진 뇌혈관으로부터 혈액을 공급받는 뇌 조직이 빈혈인 상태)이나 뇌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질환은 증상이 경미하면 경과만 관찰하면 되나, 위중하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복합혈관문합수술을 받은 환자의 연간 뇌경색 발생률은 0.2%, 연간 뇌출혈 발생률은 0.4%였다. 이는 같은 병원에서 경과만 관찰한 환자 241명의 연간 뇌경색 발생율 3%, 뇌출혈 발생율 4.3% 보다 훨씬 낮았다.
또한 복합혈관문합수술을 받은 환자의 5년 무(無)뇌졸중 생존율이 98.7%인 반면, 경과만 관찰한 환자는 83%에 그쳤다. 수술 받은 환자가 경과 관찰 환자보다 증상이 더 심했음을 감안하면, 복합혈관문합수술의 우수성을 간접적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에 대해 김정은 교수는 “소아 환자에게는 수술적 치료가 효과적임이 잘 알려져 있지만, 성인 환자에게는 수술법이나 발현 증상에 따라 수술이 효과적인지에 대한 장기간 연구가 없었다”면서 “이번 연구로 허혈이 심한 성인 모야모야병 환자에 있어서는 복합혈관문합술이 매우 효과적임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모야모야병은 일본, 중국, 한국 등 동양인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발연령은 소아와 성인으로 구분되며, 소아는 주로 뇌허혈 증상으로 성인은 뇌출혈과 뇌허혈 모두 발생할 수 있다.
이 질환은 증상이 심한 경우 수술을 시행하는데 ‘직접혈관문합술’과 ‘간접혈관문합술’로 구분된다.
직접혈관문합술은 두개(頭蓋) 밖의 혈관을 끌어다가 두개 내의 혈관과 직접 연결해 우회로를 만들어 허혈인 뇌 부분에 혈류를 공급하는 수술이다. 뇌혈류량이 부족할 때 즉시 뇌혈류를 증가시켜 주지만, 소아에게는 혈관이 너무 작아 수술이 어렵고 수술 시간이 길다. 뇌부종이나 뇌출혈 등 수술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간접혈관문합술은 두개골과 뇌경막(뇌를 둘러싸고 있는 막)을 열고, 두 개 밖의 혈관을 뇌 표면에 얹어 신생혈관이 뇌 안으로 자라게 해 허혈인 뇌 부분에 혈류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소아에게 주로 시행된다. 뇌혈관이 자라 들어가면 뇌혈류의 지속적인 증가에 많은 도움이 되며, 수술 시간도 비교적 짧다. 하지만 신생혈관들이 뇌 속에 뿌리를 내리는데 최소 수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와 관련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정립한 ‘복합혈관문합술’ 이러한 두 가지 모야모야병 수술법의 장점을 취합해 병용하는 방법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뇌혈관질환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국제학술지 ‘뇌졸중(Stroke)’ 최신호에 게재됐다.
송병기 기자
‘복합혈관문합수술’, 성인 모야모야병 치료 효과적
입력 2014-10-16 1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