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국악인’ 8인, 17일 컨퍼런스 무대 올라

입력 2014-10-16 12:19
경서도소리포럼, ‘활·활 타오르다’ 컨퍼런스 개최

복원예술 활성화·중견 예술인 활동역량 강화 프로젝트 전개

그저 소리 조금 잘 하는 ‘아줌마 국악인’으로 불리던 8명의 예술인들이 5개월 간 예술학습공동체 프로그램을 통해 변신한 모습을 보여주는 자리를 마련한다. 경서도소리포럼은 오는 17일 오후 5시 서울시민청 바스락홀에서 ‘활·활 타오르다’라는 이름의 컨퍼런스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2014년 예술인학습공동체 사업으로 선정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진행되며, 20·30대 예술인들이 주를 이루는 여타 프로그램들과 달리 평균 연령이 60세에 가까운 중년 예술인들로 이뤄진 특징을 갖고 있다. 아줌마 국악인은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이수자 및 전수자들로 최정희, 김경자, 이춘자, 최동옥, 김옥자, 김경순, 홍순옥, 김영애 명창이 활동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복원예술’, ‘복원콘텐츠’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특히 많은 기금이 투입돼 복원됐음에도 예술인들에게조차 소외받는 기복원작품들과 유성기음반으로만 남아있는 예술작품들에 대한 학습역량을 강화, 창작과 융·복합의 영역 속에서 이해하고 이를 작품화까지 연결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최정희 명창은 “전승이 끊긴 소리를 원형 그대로 복원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복원된 소리를 대중들에게 어떻게 이해시키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오래 전 대중들로부터 외면 받은 소리를 박제화된 예술로 복원하는 작업의 경우 한 번은 의미 있지만, 공감대를 얻지 못하면 영원히 잃게 되는 만큼 융·복합의 공감각 속에서 복원예술의 작품화를 시도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아줌마 예술인들이 매주 정례적으로 만나 이론, 타악, 무용, 시낭독 등 다양한 인접 분야의 예술을 학습하고 점검해 궁극적으로 복원예술과 접맥을 시도하며 작품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져 왔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김문성 경서도소리포럼 회장은 “중·고등 및 대학 정규 국악 교육을 받고 배출되는 젊은 예술인들과 달리 이른바 ‘아줌마 예술인’은 대개 늦은 나이에 소리에 빠져 국악에 입문한 경우가 많고, 그 실력은 뛰어나지만 자립에 필요한 이론적 토대가 약해 경쟁에서 밀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들에게 양질의 교육이 제공된다면 국악계가 훨씬 풍성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또 “국악계에도 아줌마 예술인들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가운데 이들이 자신감을 갖고 자기 예술세계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프로그램은 그런 차원에서 기획됐다”고 밝혔다.

컨퍼런스에서는 유옥영 중앙대 강사, 김혜영 중앙대 강사 등 국악계 전문가들이 나와 프로그램에 대한 진단과 프로젝트의 의미를 밝히는 토론을 벌인다. 더불어 복원예술을 다른 장르와 함께 공연형태로 선보이는 무대가 열리는데, 해당 작품은 전승이 끊긴 소리들인 ‘서도회심곡’, ‘구조방물가’, ‘재담소리 난봉가’, ‘진천방촌아리랑’ 등이다. 컨퍼런스 입장객은 선착순 50명으로 제한하며, 입장료는 받지 않는다.

김성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