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그 히딩크가 맞아?… ‘유로 2016’ 부진에 십자포화

입력 2014-10-15 17:18
사진=ⓒAFPBBNews=News

옛날 히딩크가 아니다?

세계 최고 명장으로 꼽히는 ‘스타감독’ 거스 히딩크(67) 네덜란드 축구대표팀 감독에 쏠리는 눈길이 심상치 않다.

그가 이끄는 네덜란드는 14일(한국시간) 레이캬비크 라우가르타르스베르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유로 2016’ A조 3차전에서 아이슬란드에 0대 2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로빈 판 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리언 로번(바이에른 뮌헨) 등 특급 공격수들을 보유하고도도 말이다.

이날 패배로 네덜란드는 2차전 카자흐스탄을 3대 1로 물리치며 1차전 체코에 진 충격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팬들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으며 1승2패 기록하며 A조 3위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현지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히딩크호가 큰 수모를 당할 수 있다는 위기론이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 브라질 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3위에 올려놨던 루이스 판 할 감독의 지도력과 뚜렷이 비교되며 팬들의 집중공격을 받고 있는 것.

5-3-2(3-5-2) 전술을 사용하며 엄한 규율로 선수들을 휘어집은 판 할 감독과 달리 고전적 4-3-3 전술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선호하는 히딩크 감독의 지도력은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영국 신문 가디언은 “히딩크호가 침몰 조짐을 보이자 네덜란드는 판 할의 철권을 그리워 하고 있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네덜란드 언론과 전문가들도 ‘히딩크 때리기’에 가세했다.

은퇴한 네덜란드 국가대표 로날드 데 부어는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히딩크 감독의 생각 자체가 낡았다”며 “네덜란드 현지에서는 그가 감독 후보로 거명될 때부터 의문이 있었는데 지금은 의문만 더 많아졌다”고 대놓고 비난했다.

네덜란드 유력지 데텔레그라프는 히딩크 감독은 이제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주제로 칼럼을 게재해 대중의 경질론을 부추겼다.

어쨌든 안팎에서 십자포화를 맞고 있는 히딩크호가 남은 경기를 통해 비난 여론을 잠재울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아니면 ‘추억의 명장’으로만 남을 지 주목된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