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히딩크가 아니다?
세계 최고 명장으로 꼽히는 ‘스타감독’ 거스 히딩크(67) 네덜란드 축구대표팀 감독에 쏠리는 눈길이 심상치 않다.
그가 이끄는 네덜란드는 14일(한국시간) 레이캬비크 라우가르타르스베르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유로 2016’ A조 3차전에서 아이슬란드에 0대 2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로빈 판 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리언 로번(바이에른 뮌헨) 등 특급 공격수들을 보유하고도도 말이다.
이날 패배로 네덜란드는 2차전 카자흐스탄을 3대 1로 물리치며 1차전 체코에 진 충격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팬들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으며 1승2패 기록하며 A조 3위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현지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히딩크호가 큰 수모를 당할 수 있다는 위기론이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 브라질 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3위에 올려놨던 루이스 판 할 감독의 지도력과 뚜렷이 비교되며 팬들의 집중공격을 받고 있는 것.
5-3-2(3-5-2) 전술을 사용하며 엄한 규율로 선수들을 휘어집은 판 할 감독과 달리 고전적 4-3-3 전술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선호하는 히딩크 감독의 지도력은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영국 신문 가디언은 “히딩크호가 침몰 조짐을 보이자 네덜란드는 판 할의 철권을 그리워 하고 있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네덜란드 언론과 전문가들도 ‘히딩크 때리기’에 가세했다.
은퇴한 네덜란드 국가대표 로날드 데 부어는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히딩크 감독의 생각 자체가 낡았다”며 “네덜란드 현지에서는 그가 감독 후보로 거명될 때부터 의문이 있었는데 지금은 의문만 더 많아졌다”고 대놓고 비난했다.
네덜란드 유력지 데텔레그라프는 히딩크 감독은 이제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주제로 칼럼을 게재해 대중의 경질론을 부추겼다.
어쨌든 안팎에서 십자포화를 맞고 있는 히딩크호가 남은 경기를 통해 비난 여론을 잠재울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아니면 ‘추억의 명장’으로만 남을 지 주목된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
옛날 그 히딩크가 맞아?… ‘유로 2016’ 부진에 십자포화
입력 2014-10-15 1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