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억엔(한화 108억8000여만원) 정도 일본 기업이 낸 돈이 한국 선수들에게 강도당했다. 한국 선수들의 돈벌이 탓이 일본 골프투어는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이제 골프 중계는 아무도 보지 않는다.”
“한국 선수들에게 고액 상금을 손쉽게 헌납하는 셈이다.”
일본 신문이 자국 골프대회 한국선수들의 활약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신문은 일본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에 비해 기술은 물론 정신력에서 모두 뒤지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한국 선수들이 각종 대회를 휩쓸고 있는데, 이는 결국 인기 하락으로 인한 일본 골프의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까지 내놨다. 일본의 혐한 성향 네티즌들은 “짜증나는 한국인들 출전 못하게 국교를 단절하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일본 석간 ‘일간 현대(日刊ゲンダイ)’는 15일 ‘골프 한국 선수에게 상금 휩쓸려… 아무도 안 보는 골프, 파워도 스피드도 떨어지는 일본 선수에게 부적합’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선수들의 활약을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신문은 허인회(27) 안선주(27) 선수가 지난주 일본 프로골프 무대에서 동반 우승한 사실을 거론한 뒤 “국내에서 경기를 개최했는데 한국 선수에게 꼼짝 못하고 고액 상금을 납치당했다”고 적었다.
허인회는 12일 일본 기후현의 도신 골프클럽에서 끝난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도신 토너먼트에서 28언더파 260타로 우승하며 상금 2000만엔(약 1억9000만원)을 받았다. 허인회의 28언더파는 오자키 마사시 등이 갖고 있던 역대 일본프로골프투어 기록인 26언더파를 넘어서는 새 기록이다. 올 시즌 일본 투어에서 한국선수들은 김형성(현대자동차), 장동규(26), 김승혁에 이어 허인회까지 우승해 4승을 합작했다.
안선주는 같은 날 일본 시즈오카현 도메이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스탠리 레이디스 토너먼트에서 시즌 네 번째 우승컵을 차지했다. 안선주는 우승 상금 1620만엔(약 1억6000만원)을 보태며 시즌 상금 1위(1억2169만엔·약 12억8000만원)로 올라섰다.
신문은 한국 선수들이 일본 선수들보다 뛰어나다는 전문가의 발언을 보도했다. 한 전문가는 “일본 선수들이 정신이나 기술 모두 한국 선수들에게 크게 뒤져있다”면서 “그 뿐만 아니라 싸우려는 투쟁심조차 전혀 느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골프 발전은 뒤쳐질 것이며 남자대회의 경우 앞으로 스폰서가 없는 대회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골프 여자투어의 경우 시드권(50위)에 한국 선수가 13명이 있고 상금랭킹 톱3 모두 한국 선수다. 시즌 7 경기를 앞둔 현재 한국 선수들이 차지한 상금 총액은 6억5000만엔에 이른다. 올해 여자 골프 총상금 32억5000만엔 중 20%를 한국 선수들이 차지한 셈이다.
한국 선수들의 워낙 잘하니까 올해 12월 예정된 여자골프 한일 대항전을 개최할 필요가 있느냐는 목소리가 한국에서 나올 정도다.
남자 골프도 사정은 비슷하다. 시드권(75위)에 한국 선수는 17명이며 이들이 받은 상금 합계는 4억2500만엔이다.
신문은 “일본 기업이 낸 돈 중 11억엔 가까이 한국인 선수 손에 넘어갔다”면서 이를 ‘강도질’이라고까지 폄하했다.
일본 네티즌들은 이 기사를 놓고 한국을 비하하고 있다. 많은 일본 네티즌들은 “돈 벌이에 혈안이 된 한국 선수들이 일본의 골프 무대를 어지럽히고 있다”면서 “한국 선수들을 받지 말자”고 주장하고 있다. 또 “뼛속까지 반일인 주제에 돈 벌이라면 일본에 오는 한국인들이 수상하다”는 글도 있다.
한국 선수들의 강인한 정신력과 기술을 부러워하는 골프 팬들도 있다. 한 네티즌은 “한국 선수들은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펄펄 날고 있다”면서 “그들을 배우고 이길 생각을 해야지 스포츠 쇄국정책을 펼치자는 거야?”라고 반문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한국 골퍼들이 우리 상금 강탈해간다” 日매체, 한국 골프 활약 비하
입력 2014-10-15 1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