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선박서 불산 소량 누출...긴급 방제중

입력 2014-10-15 20:46

중국에서 부산항으로 항해하던 싱가포르 국적 5만t급 컨테이너 선박(사진)에서 불산으로 추정되는 화학물질이 유출돼 해경과 소방안전본부가 긴급 방제에 나섰다.

불산은 수소와 불소가 합쳐진 불화수소(HF)를 물에 녹인 액체로 무색의 자극적 냄새가 나는 휘발성 액체로 각종 화학물질의 제조 등에 쓰이며, 고농도의 불산이 눈에 닿을 경우 각막이 파괴되거나 피부를 뚫고 혈액 속으로 들어갈 경우 심장마비를 유발할 수 있다. 2012년 9월 27일 경북 구미산업단지에서 불산가스가 유출돼 5명이 숨지고 주민 1만여 명이 치료를 받았다.

14일 오후 5시50분쯤 경남 통영시 욕지도 남쪽 34마일 공해상을 지나던 컨테이너 선박에서 소량의 불산이 누출됐다는 신고가 해경과 소방안전본부 등에 접수됐다.

신고를 한 컨테이너 선박 측은 “컨테이너 안에 있는 불산 저장용기 한 개에서 불산이 누출됐지만 인명피해는 없고 누출량도 많지 않다”고 보고했다.

사고 선박에는 불산이 컨테이너 5개에 실려 있었고 컨테이너 한 개에 18개 정도의 불산 저장용기가 있었는데 이 중 한 개에서 불산이 누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접수한 부산시 소방안전본부는 항만소방서 소방정을 이용해 화학사고전문 특수구조대원 7명을 사고선박에 승선시켜 화학보호복을 착용하고 누출부위에 중화제를 집중 투입하는 등 방제에 나섰다.

또 사고 선박의 입항예정지인 신항만 4번 선석에는 부산소방안전본부 특수구조단, 강서소방서, 울산119화학구조팀이 대기 중에 있으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긴급구조통제단을 가동 중이다.

부산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며 추가누출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사고선박은 부산 가덕도 8마일 앞 해상에 대기 중인데 해양항만청 주관으로 부산소방안전본부, 해경, 낙동강유역환경청 등 관계기관의 안전여부 확인 및 추가누출방지 대책 등 상황 판단 회의의 입항 결정에 따라 공해상으로 나가 오염 부위를 씻어 낸 후 이날 오후 부산 신항에 입항 할 예정이다.

사고선박이 입항하면 부산소방안전본부와 해경은 119화학전문구조대를 투입, 해당 컨테이너를 천공한 후 내부 상황을 확인해 중화제 살포 등 안전조치를 한 뒤 정확한 사고 상황을 조사할 계획이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