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도 아닌 것이 “나 조폭이야”… 상인들에 수억 뜯다 쇠고랑

입력 2014-10-15 15:38
사진= 영화 '내 깡패같은 애인'의 한 장면. 국민일보DB

동네 상인들에 조직폭력배 행세를 하며 수년간 수억원의 금품을 뜯어낸 동네조폭이 결국 쇠고랑을 차게됐다.

15일 서울 종로경찰서는 종로구 일대 상인들을 협박하고 금품을 뜯은 혐의로 조모(34)씨를 구속하고, 상인들을 폭행한 일당 김모(31)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에 결과 이들은 2012년 1월부터 지난달 초까지 자신을 ‘명동식구파’라는 조직폭력배이며 명동의 유명 폭력조직과 가깝다고 소개하면서 상인 8명으로부터 총 3억7500만원을 뜯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구속된 조씨는 식당 주인 이모(41)씨에게 1년6개월 동안 사채를 중개해주거나 자기 돈을 빌려준 뒤 수수료와 이자 명목으로 약 1억5000만원을 갈취하고, 자신의 오피스텔 보증금과 월세 비용 3000만원을 대신 내도록 했다. 또 다른 식당 주인 현모(55)씨에게는 주류 공급 업체를 자신이 일하는 업체로 변경하라고 폭행·협박해 1억1900만원 상당의 이득을 챙기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인도에 테이블을 펴고 영업하는 식당 주인들에게 “신고해버리겠다”며 수백만원을 받아내거나 “불친절하다”며 상인들을 때리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전과 24범이었지만 실제 조직폭력배는 아니었으며, 키 185㎝에 몸무게 105㎏이 건장한 체격에다 온 몸에 문신을 새기고 행패를 부려 동네 상인들은 어쩔 수 없이 돈을 건네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조씨는 조사과정에서 폭행을 제외한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