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은 시각장애인 위한 흰지팡이의 날… 3대 실명위험 질환 예방은 이렇게

입력 2014-10-15 13:43

‘흰 지팡이’는 시각장애인의 사회적 보호와 안전을 보장받고 자립을 의미한다. 1900년대 1,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시각장애인이 급증하면서 안과의사인 리처드 후버 박사가 고안한 것이다. 15일은 제35회 흰 지팡이의 날이다. .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추정 시각장애인 수는 24만9746명이다. 이 가운데 후천적인 원인으로 시각장애를 갖게 된 사람은 93.2%, 그중 절반이상(58.6%)이 각종 안질환으로 인해 시력을 잃은 것으로 조사돼 있다. 그 다음으로는 사고로 인한 실명이 35.1%, 선천적 문제 3%, 출생 시 이상 0.3% 등의 순서다. 이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대부분 실명위험을 막을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올해 시각장애인읜 날을 맞아 누네안과병원 홍영재 병원장의 도움말로 한국인 3대 실명위험 질환 예방법을 알아봤다.

대표적인 3대 실명질환인 당뇨망막병증·황반변성·녹내장

대표적인 3대 실명질환은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그리고 녹내장이다.

첫째, 한국인의 실명 원인 1위인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 때문에 생기는 눈 합병증이다. 당뇨 합병증은 주로 혈관에 생긴다. 눈에도 혈관이 많이 모여 있다. 특히 망막에 혈관이 많이 포진돼 있다. 당뇨망막병증이 한국인 3대 실명위험 질환으로 꼽히는 이유다. 이 질환은 당뇨를 앓자마자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동안 앓고 당뇨조절이 안됐을 때 발병된다. 일반적으로 15년 이상 당뇨병을 앓은 당뇨 환자의 60%이상이 겪는다.

당뇨망막병증은 망막의 신생혈관이 생겼는지 그 여부에 따라 크게 비증식형 당뇨망막병증과 증식형 당뇨망막병증 두 가지로 구분된다. 비증식당뇨망막병증은 초기로 자각증상을 느끼기도 어려운 단계이며, 당뇨망막병증의 80%에 해당한다. 보통 시력이 천천히 진행되면서 증식망막병증으로 진행된다.

그러다 증식망막병증에 이르게 되면 망막에 출혈이 발생한다. 그 출혈과 함께 섬유조직이 함께 자라는데, 섬유조직이 수축되면 망막이 구겨지거나 떨어져 망막이 벽지가 벽에 떨어지는 것과 같이 안구 내벽으로부터 박리되기도 한다. 결국은 이로 인해 심한 시력 장애와 실명의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당뇨망막병증은 망막 전반적으로 손상을 입히기 때문에 치료가 성공적일지라도 이미 손상된 부분으로 인해 시력회복이 온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망막 손상이 진행되기 전에 혈당관리와 안과 정기검진으로 질환의 진행을 막는 것이 최선이다.

그런가 하면 65세 이상 노인 실명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황반변성은 망막에 나이가 들면서 시세포가 밀집된 망막 중심부인 황반에 노폐물이 쌓이면서 황반에 생긴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에서 누출된 혈액이나 액체가 황반을 손상시켜 시력을 떨어지게 만드는 질환이다. 황반변성이 진행되기 시작하면 황반의 시신경 세포들이 손상이 심해져 사물의 중심이나 직선 등이 휘어져 보이며 한 쪽 눈에 황반변성이 있는 경우 45% 정도가 5년 내 다른 쪽 눈까지 발병한다.

황반변성 역시 진행상태에 따라 건성과 습성 두 가지가 있다. 건성황반변성의 경우 망막에 노폐물이 쌓이고 그로 인한 망막이 손상되는 경우다. 그러나 대부분의 황반변성은 건성황반변성이다. 이 경우 특별한 치료방법이 없어 치료도 진행을 늦추는 영양제 섭취와 자외선 차단 등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반면 습성황반변성은 망막의 중심인 황반에 새 혈관이 생기는 경우로, 새로 생긴 혈관은 약해서 쉽게 파열되기 때문에 황반이 덩달아 손상되는 병이다. 그 결과 중심시력이 급속하게 나빠지다가 결국 실명을 하게 된다.

건성황반변성은 앞서 설명했듯이 현재까지 특별한 치료방법이 없고, 습성황반변성은 레이저요법과 광역학요법, 항체주사요법 등의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혈관내피성장인자에 대한 항체를 눈 속에 주사해 혈관의 출혈을 멈추고 비정상적인 혈관의 생성을 막는 항체주사치료가 특히 각광받고 있다. 항체주사는 주사 후 효과가 유지되는 기간이 길지 않은 편이어서 1개월에서 수개월 단위로 여러 차례 주사를 맞아야 한다. 평균 2년에 10회 이상의 주사를 맞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녹내장은 눈으로 받아들인 빛을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시신경에 이상이 생겨서 시야가 좁아지거나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시신경을 손상시키는 녹내장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압력에 의한 기계적 손상과 혈류장애에 의한 허혈성 손상이 발병에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눈 속에 눈의 형태를 유지하고 각막과 수정체에 영양을 공급하는 '방수'라는 물이 있는데 이것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눈의 압력이 올라가고 안압이 상승하면서 시신경에 손상을 입힌다. 시신경이 손상되면 회복할 수 없기 때문에 실명되는 것이다.

안압 상승 녹내장외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안압이 정상인 ‘정상안압녹내장’인 경우가 전체의 70%를 차지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정상안압녹내장의 원인은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하나는 정상범위의 안압이지만 정상안압녹내장 환자의 시신경에는 부담이 되어 발병한다는 이론과 안압과는 무관하게 시신경자체로 공급되는 혈액이 부족해서 시신경이 손상된다는 것이다. 정상안압녹내장의 경우에는 자각증상이 거의 없고 안압으로도 녹내장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안과검진만이 예방의 최선이다.

녹내장의 치료는 안압을 유지해 시신경의 손상을 막는 것이다. 정상안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약물치료, 레이저치료, 수술이 있으며 녹내장의 진행 정도와 환자의 전신적인 몸 상태, 그리고 약물 순응도에 따라 치료방법은 달라진다.

정기적인 안과검진으로 실명을 예방하자

앞서 설명한 실명질환에 대한 내용으로 인해 두려움이 앞설 수 있지만, 생활 속에서 간단하게 실천할 수 있는 실명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몇 가지 생활 수칙이 있다.

우선, 요즘 쉴 틈 없는 우리의 눈이기 때문에 눈을 사용했을 때 50분에 10분 정도 반드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며, 신선한 과일과 녹황색 채소를 섭취해 눈에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해주는 것이 좋다.

아울러 백내장과 같이 다른 안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자외선 노출을 가능한 한 줄여야 한다.손으로 자주 눈을 비비거나 눈을 만지는 것도 좋지 않다. 각막에 상처를 입을 수 있으며, 손의 세균으로 인해 각막염 혹은 결막염과 같은 2차 감염의 우려가 있다. 수실로 손 깨끗이 씻기 등 손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3대 실명질환 모두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한 질환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그 초기 증상이 눈 앞이 흐려 보이는 '노안'과 크게 구분되지 않아 특별한 의심을 하지 않고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이상증상을 느껴 병원을 찾을 때는 조기에 치료가 가능한 수준을 지나쳤거나 실명 직전의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명질환을 예방하는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라고 할 수 있다.

홍영재 원장은 “안과검진은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녹내장과 같은 실명질환뿐 아니라 당뇨, 고혈압, 갑상선질환 등 각종 전신질환을 발견하는 계기도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 몸에서 수술하지 않고 동맥의 상태를 직접 관찰할 수 있는 곳은 눈이 유일하다”며 안과 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