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촉진하는 식품… 인(燐) 성분 함량 규제해야

입력 2014-10-15 11:40
정상 뼈(왼쪽)와 골다공증 뼈를 비교한 사진. 국민일보DB

우리 국민의 인(燐) 섭취가 과다해 뼈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은 가정의학과 송상욱 교수팀이 성인 남녀 3313명을 대상으로 인 섭취량을 조사한 결과 50세 미만 남성의 1일 인 섭취량이 평균 1423㎎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14일 밝혔다.

그 다음은 50세 이하 남성(1310㎎), 폐경 전 여성(1063㎎), 폐경 후 여성(936㎎) 순서였다. 인은 칼슘과 함께 골격과 치아를 구성하는 중요한 영양소인 것은 맞지만, 거의 모든 식품에 들어 있어서 사람에게 부족한 경우란 거의 없는 미네랄이다.

반면 이번 조사에서 하루 칼슘 섭취량은 50세 미만 남성(571㎎), 50세 이상 남성(570㎎), 폐경 전 여성(472㎎)ㆍ폐경 후 여성(408㎎) 순(順)이었으며 모두 정부가 정한 하루 칼슘 섭취 권장량(700㎎)을 훨씬 밑돌았다. 이에 따라 50대 미만 남성에선 인 대(對) 칼슘의 섭취 비율이 2.5배까지 벌어졌다. 일반적으로 인과 칼슘의 섭취 비율은 1 대 1 이상인 것이 뼈 건강에 이롭다. 하루에 인을 700㎎ 먹을 때 칼슘을 700㎎ 이상 먹으면 칼슘의 체내 흡수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송 교수는 교수는 “인과 칼슘은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마치 ‘시소’처럼 체내에서 인의 양이 올라가면 칼슘은 내려간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인 섭취가 과다하면 골다공증ㆍ골절 등 뼈 건강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칼슘 대 인의 섭취 비율이 해마다 높아지는 이유에 대해 송 교수는 “각종 가공식품에서 식품첨가물인 인산염이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 인 섭취량이 해마다 증가한 탓”이라며 “천연식품 속에 든 인산염은 섭취가 불가피하더라도 식품첨가물에 함유된 인산염은 가능한 한 적게 먹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 가공식품의 첨가물을 통해 섭취하는 인(인산염)의 양에 대한 통계는 없다. 가공식품 라벨에도 인산염 함량이 표시돼 있지 않다.

현재 전 세계에서 식품첨가물로 사용하는 인산염을 규제하는 나라는 대만이 유일하다.

송 교수는 “대만에선 인의 과다 섭취를 막기 위해 가공식품 내 인산염 함량을 ㎏당 3g 이내로 제한했다”며 “대만 남성의 인 대 칼슘 섭취 비율은 1 대 1.7로 우리보다 형편이 오히려 나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연구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가 지난 11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녹색소비자연대와 공동 개최한 학술 심포지엄를 통해 공개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