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고무인형인 러버덕(Rubber Duck)이 첫날부터 휴식에 들어갔다.
14일 오전 석촌호수에 설치된 러버덕은 오후부터 바람이 빠져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이를 본 한 트위터리안은 “물 마시고 있는 러버덕”이라는 글과 함께 러버덕의 사진을 첨부했다. 부리가 수면에 닿을 정도로 기울어진 모습이다.
러버덕은 결국 한쪽 눈이 물에 잠길 정도로 가라앉았다. 석촌호수 근처에는 “러버덕이 잠시 쉬고 있습니다. 빨리 일어날 수 있도록 힘을 주세요”라는 문구가 붙었다.
SNS에는 “러버덕 보고 힘 얻으러 왔는데 러버덕한테 힘을 줘야할 상황이다” “러버덕이 피곤하니 이만 나가달라고 하네” “러버덕이 아니라 철퍼덕” 등의 글이 줄을 이었다. 한 네티즌은 “과자업체들 러버덕에 질소충전 좀 해주세요”라는 재치 있는 글을 적었다. 러버덕은 3시간쯤 후 원래 모습으로 복구됐다.
러버덕은 네덜란드 출신 예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의 작품이다. 높이는 16.5m, 무게는 1t에 달한다.
치유와 행복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2007년부터 16개국을 순회한 러버덕은 종종 공기가 빠져 볼품없이 가라앉았다. 이제는 그조차 즐거운 볼거리로 여겨지고 있다.
러버덕은 다음달 14일까지 한국에 머무른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첫날부터 고개 숙인 러버덕… “목 마른가봐”
입력 2014-10-14 1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