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의자…“서울시가 야당 탄압을” 국회 안전행정위에서 피 본 의원들

입력 2014-10-14 16:10
부러진 의자는 예술품이 되기도 한다. 스위스 제네바 유엔 본부 앞에 있는 조형물. 사진=제네바=김지방 기자, 국민일보DB

안전을 화두로 삼아 국민을 대신해 따지는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해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이 피를 흘렸다. 의자 팔걸이가 부러져 왼손을 다쳤다. 김현 의원 때문에 이번 국감부터 안행위로 오게 된 문희상 새정치연합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중진들은 “서울시가 야당을 탄압한다”고 외쳤다. 물론 농담이다.

14일 오전 10시쯤 서울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 국감은 새정치연합 유대운 의원이 피를 보며 시작됐다. 의원들이 착석하는 과정에서 고급 쿠션 의자의 팔걸이가 부러졌다. 부러진 팔걸이는 유 의원의 왼손에 상처를 냈고, 옆자리 임수경 의원은 패닉에 빠져 소리를 질렀다. 임 의원은 유 의원의 왼손을 붙잡고 상처에 반창고를 붙여 주었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가 재깍 의자를 교체해 주지 않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임 의원은 질의에 앞서 “올해 화두는 안전인데 국정감사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했다”라고 개탄했다. 그는 “평소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이런 사고가 발생한다”라며 “예방이 중요하다”라고 준엄하게 꾸짖었다. 또 “국감장에서 안전사고가 났는데, 의자가 부서질지 누가 알았겠느냐”라며 소방안전예산을 줄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피를 본 당사자인 유 의원 역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의자가 부러져 손가락을 다쳤다”라며 “기분이 좋지 않다”라고 말했다. 다친 손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의자 문제는 죄송하다”라고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하지만 중진급 의원들의 농담으로 상황은 수습되고 국감을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분위기를 전환시킨 한마디는 “서울시에서 ‘야당 탄압’을 하네”라는 유머였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야권의 차기 유력 대권주자이기 때문에 웃고 넘길 수 있었다. 유 의원의 왼손에 난 상처는 경미한 수준으로 임 의원이 붙여준 반창고로 인해 더 이상 출혈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