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호 태풍 '봉퐁'(VONGFONG)이 13일 오전 일본 본토에 상륙하면서 일본 열도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지금까지 수십명이 부상하고 대규모 피난 권고가 내려졌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봉퐁은 이날 오후 10시 현재 미에(三重)현 쓰(津)시 인근에서 시속 50㎞의 속도로 북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봉퐁은 이날 오후 늦게부터 14일 오전에 걸쳐 혼슈(本州) 중심부를 가로질러 태평양으로 이동해 온대성 저기압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태풍의 최대순간풍속은 초속 40m, 중심기압은 985h㎩(헥토파스칼)이며 반경 560∼750㎞ 범위에 걸쳐 초속 15m 이상의 강풍 권역을 형성하고 있다.
봉퐁이 상륙하면서 주고쿠(中國), 시코쿠(四國), 긴키(近畿), 규슈(九州) 남부, 도카이(東海), 호쿠리쿠(北陸) 지역 등이 폭풍권역에 들어가 일대에 많은 비를 뿌렸다.
고치현의 시간당 강우량은 시만토초(四万十町) 76.5㎜, 도쿠시마(德島)시 54.5㎜에 달했으며 미야자키(宮崎)현 미사토초(美鄕町)는 이번 태풍에 따른 누적 강수량이 이날 약 500㎜를 기록했다.
NHK는 산사태 위험 등을 우려해 시코쿠, 도카이, 간사이(關西), 간토(關東) 등 전국 9개 부현(府縣)에서 93만명에게 피난 권고·지시가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강풍과 비로 인해 곳곳에서 부상자가 속출하고 교통이 마비됐다.
후쿠오카(福岡)현 오카와(大川)시에서 강풍에 넘어진 90대 남성이 골절상을 입는 등 이날 오후 10시까지 크고 작은 부상자가 89명에 달하는 것으로 NHK는 집계했다.
시즈오카(靜岡)현에서는 낚시를 하던 남성 3명이 파도에 휩쓸려 이 가운데 1명이 실종됐다. 또 오전부터 고치현, 구마모토(熊本)현, 가고시마(鹿兒島)현 등을 중심으로 주요 공항에서 항공기 운항 중단이 잇따라 약 670편 이상이 결항했다.
또 JR규슈, JR서일본 등 일본 서부지역의 주요 열차 운행이 다수 중단됐다.
태풍으로 인해 오사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프로야구 퍼시픽리그 플레이오프(오릭스 대 니혼햄) 3차전은 순연됐다.
효고현 아와지(淡路)섬에서는 호텔이 침수됐고 산사태가 일어나 주택에 토사가 밀려들기도 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태풍 '봉퐁' 일본 강타…열도 쑥대밭, 93만명에 피난 권고
입력 2014-10-14 08:14 수정 2014-10-14 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