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녀’ 연민정이 개의 이름이 됐다.
딸 연민정을 위해서라면 범죄 행위도 서슴지 엄마는 익사의 문턱에서 살아난 뒤 뇌세포가 파괴되자 연민정이 자신의 친딸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매몰차게 구박한다. 동네 똥개에 ‘민정’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부르기도 한다.
MBC TV 주말극 ‘왔다! 장보리’가 12일 막을 내렸다. 마지막 52회 전국 시청률은 35%(이하 닐슨코리아), 수도권 시청률은 35.8%로 집계됐다. 지난달 21일 48회의 시청률이 전국 37.3%, 수도권 38.6%까지 찍으면서 마지막에는 40%까지 돌파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를 모았지만 못미쳤다.
초반에는 그다지 관심을 받지 못했던 이 드라마는 악녀 연민정의 악행에 탄력이 붙고, 그로인해 주인공 보리의 삶이 고비마다 장애를 만나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시청률이 30%를 넘어서면서 ‘막장 드라마’라고 비난하던 사람들까지 TV 앞으로 끌어들였다.
출생의 비밀, 비뚤어진 야망과 모성애, 살인까지 서슴지 않는 악녀 등으로 스토리의 질적인 수준에서는 낮은 점수를 받았지만, 드라마는 뚜렷한 선악대비와 선한 의지로 뭉친 주인공의 고난극복을 연속해서 보여주면서 한번 보면 계속 보게 되는 마성을 발휘했다.
‘아내의 유혹’의 작가 김순옥은 ‘왔다! 장보리’를 통해 변화를 꾀했는데, 막장은 막장이되 주인공을 건강하면서도 극선(極善)의 지점에 놓인 인물로 설정하고 아기자기한 코미디를 더한 것. 악녀 연민정의 발악이 데시벨을 높일수록 주인공 보리의 씩씩하고 꿋꿋한 면이 더욱 부각되는 구조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면서 착하고 씩씩한 주인공에 힘을 실어줬다.
그는 마지막회에서 ‘아내의 유혹’을 패러디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 연민정 역의 이유리가 왼쪽 눈 옆에 살짝 점하나 찍고 나와 사랑스러운 유치원 교사 민소희 역의 1인2역을 천연덕스럽게 펼친 것이다.
김 작가는 “당초 계획했던 대로 마무리했고 인과응보가 잘 드러났다”며 “용서받으면서 끝나는 그런 결말이 아니라 주인공 장보리가 평생 올바르게 살면서 결국 행복을 얻게 되는 이야기를 하고자 했고 그렇게 끝맺었다”고 말했다.
남호철 기자 hcnam@kmib.co.kr
연민정이 개의 이름으로…'왔다 장보리' 35% 종영
입력 2014-10-13 0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