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구원이 ‘괴물쥐’로 불리는 뉴트리아의 멸종을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자 동물단체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뉴트리아를 포획해 항문을 봉합한 뒤 풀어주는 방식이 동물학대라는 것이다.
13일 동물단체 등에 따르면 서울대 면역의학연구소 용환율 책임연구원은 지난 9월25일 한 지역신문에 기고문을 냈다. 덫으로 생포한 뉴트리아를 마취해 항문을 봉합한 뒤 풀어주면 배변이 불가능하게 돼 정신적 공황과 극심한 스트레스로 굴 구석구석을 다니며 어린 새끼들을 없애 뉴트리아의 멸종을 유도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용 책임연구원은 “서울대공원 동물연구실장으로 재직할 당시 5마리 정도의 항문 봉합 쥐를 이용해 동물사의 쥐들을 100% 소탕한 적이 있다”며 “항문 봉합을 한 뉴트리아는 최소 1∼2개월은 더 살 수 있어 때려잡는 방법보다 덜 잔인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동물자유연대는 홈페이지를 통해 “카니발리즘(극한 상황에서 동종을 잡아먹는 정신질환)을 유도하는 도살 방법은 명백한 동물 학대”라며 “전 세계 어느 나라 기준으로도 유해동물의 개체 수를 조절하는 방법이나 정책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뉴트리아는 식용과 모피를 위해 수입했지만 개체 수가 급격히 불어나면서 수생식물과 철새 등을 마구잡이로 먹어치워 2009년 생태교란동물로 지정됐다. 정부는 뉴트리아를 퇴치하기 위해 포획용 덫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으나 일부 농가에서는 굶겨 죽이거나 때려잡는 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호철 기자 hcnam@kmib.co.kr
'괴물쥐' 뉴트리아 멸종 유도 방안이 어떻기에…동물단체 강력 반발
입력 2014-10-13 0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