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야! 사람 살려!”
지난달 24일 오후 6시15분쯤 서울 관악구 주택가에서 다급한 비명이 들렸다. 이웃집에 살던 오모(29)씨는 비명이 터져 나온 건물 2층의 원룸으로 뛰어 들어갔다. 방에서는 조모(46)씨가 20대 여성을 위협하고 있었다. 심상치 않은 상황임을 직감한 오씨는 곧바로 조씨에게 덤벼들었다. 이들이 몸싸움을 벌이는 동안 오씨처럼 비명을 들은 행인 3명이 달려 들어왔다. 네 사람은 몸싸움 끝에 조씨를 제압해 출동한 경찰에 넘겼다. 조씨가 흉기를 갖고 있지 않아 다친 사람은 없었다.
경찰 조사 결과 조씨는 3년 전 이 원룸에 살았다. 이사한 후에도 계속 원룸 열쇠를 갖고 있다가 이날 침입해 지금 살고 있는 여성을 성폭행하려 했다. 경찰은 “이사할 때 집 열쇠를 지금 살고 있는 피해 여성에게 넘겨줬는데 복제해둔 열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씨를 강간미수 혐의로 구속해 지난 2일 검찰에 송치했다.
성폭행 위기에서 이 여성을 구한 오씨 등 네 명은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 직업도 회사원, 헬스 트레이너, 임용고시 준비생 등 다양했다. 112 신고를 한 사람도 비명을 들은 아랫집 주민이었다. 관악경찰서는 13일 오씨 등 4명에게 ‘범인 검거 유공 감사장’과 포상금을 수여할 예정이다. 김종보 서장은 “위험을 무릅쓰고 도움을 준 시민들께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범죄 현장을 목격하고 신고하는 분들께 적극적으로 포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방관자 효과는 없었다’ 비명 듣고 달려가 성폭행 위기 여성 구한 행인 4명
입력 2014-10-10 1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