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을 한 채 자신의 어머니가 살고 있는 아파트 한 동 전체에 불을 지르려고 한 20대 남성이 쇠고랑을 찼다.
만일 불이 붙었다면 엄청난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기에 충격을 주고 있다.
10일 경남 양산경찰서에 따르면 이같은 범행을 시도하고 달아난 김모(27)씨를 지난 6일 검거해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지난 2일 오전 4시 10분쯤 자신의 어머니가 사는 양산시내 모 아파트 1∼2라인 5층과 16층 사이 계단과 복도에 휘발유를 뿌려놓고 불을 지르려고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또 16층에서 5층까지 불이 쉽게 번지도록 계단 틈 사이로 나일론 끈을 늘여뜨려 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일회용 라이터와 신문지를 이용해 5층의 나일론 끈에 불을 붙이고 달아났지만 다행히 때마침 귀가하던 주민이 불이 난 것을 발견하고 소화기를 이용해 불을 끈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당시 그 아파트 복도에는 김씨가 두고 간 휘발유가 든 20ℓ짜리 기름통, 2ℓ·500㎖짜리 페트병 20여개, 부탄가스통이 있던 상황인데다 해당 라인에는 주민 50여명이 거주중이어서 까딱했으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분식집 등 하던 사업이 실패해 사회에 대한 불만이 컸다”며 “범행을 들키지 않으려고 여장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가 평소 어머니와 갈등을 겪었다는 관계자 진술을 토대로 존속살인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조사하고 있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
여장한 채 아파트 한 동을 통째로 날리려… 대체, 왜?
입력 2014-10-10 0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