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첫 에볼라 감염 확진 환자로 치료 중 숨진 토머스 에릭 던컨의 가족들이 병원 치료에 의혹을 제기하며 진료 기록 공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의혹의 핵심은 라이베리아 출신의 흑인인 던컨이 에볼라 감염 후 미국으로 이송돼 격리 치료를 받은 다른 미국인 환자처럼 동등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는 것.
이와 관련해 CNN 방송을 비롯한 미국 언론이 10일(한국시간) 전한 의혹은 크게 두 가지다.
던컨이 에볼라 감염 후 생존한 사람의 혈청을 주입하는 치료를 왜 받지 못했는지, 실험 약물 ‘브린시도포비르’를 왜 늦게 투여했는지다.
서아프리카에서 의료 봉사 중 에볼라에 감염돼 미국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살아난 켄트 브랜틀리 박사는 실험 약물인 ‘지맵’을 투여받기 전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에서 살아남은 소년의 혈액을 수혈했다. 이는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으나 미국 의료진 역시 지맵의 효능과 함께 에볼라 생존 소년의 혈액이 브랜틀리 박사의 기적적인 소생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브랜틀리 박사는 퇴원 후 자신과 비슷한 처지로 미국으로 건너온 릭 새크라 박사에게 자신의 혈액을 제공했고, 새크라 박사 역시 완치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28일 던컨이 병원에 입원한 뒤 30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에볼라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닷새 후인 4일에서야 실험 약물을 투입한 이유도 석연치 않다.
던컨은 브린시도포비르를 주입 받은 첫 환자로 의료진은 ‘지맵’이 동나면서 임상시험 중인 4일 브린시도포비르를 투여했고 7일에도 계속 주입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던컨은 병세 악화로 8일 오전 사망했다.
이에 대해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은 “던컨은 국적과 치료비 지급 능력을 떠나 일반 환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았다”고 이런 주장을 반박했다.
병원 측은 이날 던컨이 수명 연장을 위해 심장을 압박하거나 심장에 전기 충격을 주는 것과 같은 치료를 하지 말아달라고 의료진에게 부탁한 사실을 공개했다.
또 ‘브린시도포비르’ 투여는 CDC와 상의해 이뤄진 일이고, 혈액 제공자와 던컨의 혈액형이 맞지 않아 에볼라 생존자의 혈액을 투여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
“던컨, 차별 치료 받았다”… 美 에볼라 사망자 가족 의혹 제기
입력 2014-10-10 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