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로!” 국토최남단 마라도 최남단비 표기 변경 요청

입력 2014-10-08 15:37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 회원들이 국토 최남단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에 세워진 ‘大韓民國 最南端(대한민국 최남단)’비를 한글로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귀포시는 경기도 안산시 원곡고등학교 사이버외교사절단 동아리 ‘반크’ 회원들이 최남단비를 한글로 교체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8일 밝혔다.

이들은 독도가 우리 영토임을 대내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정부가 2012년 한글 표지석을 새로 세웠고, 해남 ‘땅끝 마을’과 남극 세종과학기지 등 주권이 미치는 주요 장소에 한글 표지판을 설치한 이유를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또 중국 정부가 관할 해역 내 6000여 개의 섬마다 자신들의 영토임을 알리는 한자 표지석을 세우는 시점에 중국 글자인 한자로 대한민국 영토 주권을 표기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반크 회원들은 최남단비 한글 교체를 위해 최근 안산시민들과 학생들을 상대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마라도 최남단비는 1985년 옛 남제주군이 3200만원을 들여 제주석(현무암)에 높이 2.9m, 너비 1.2m로 세워졌다.

마라도 주민들 중 일부는 한글로 새겨진 새로운 비 건립에 부정적 의견을 보이거나, 최남단 비는 그대로 두되 한쪽 면만 한글로 교체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건립된 지 29년이 지나면서 최남단비 일부가 손상돼 보수와 정비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한글 교체에 대해선 주민과 전문가들에게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등 종합적 검토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