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죄를 졌다”는 세월호 선장… "살인의도는 없었다"

입력 2014-10-08 11:42
사진= 세월호 참사당시 속옷차림으로 탈출하는 이준석 선장. 해양경찰창 제공.

참사 당시 속옷 차림으로 맨 먼저 탈출한 이준석(69) 세월호 선장이 대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죽을 죄를 졌다”며 희생자들에게 사죄했다.

하지만 승객 퇴선명령을 내렸고 사고 당시 게임을 했다는 의혹 등은 부인해 ‘살인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살인’ 부분은 피해나간 셈이다.

8일 광주지법 형사 11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열린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재판에서 이 선장은 “구호조치를 제대로 하지 못해 많은 인명이 희생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을 받고 “죽을죄를 졌다. 잘못했다”고 대답했다.

이 선장은 이어 “공소사실 가운데 한두 가지만 인정돼도 교도소에서 나갈 수 없다는 걸 알고 있고, 이에 대한 불평이나 불만은 없다”며 “다만 살인의 고의는 한순간도 품어본 적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변호사가 아무리 잘 돕고, 신이 돕더라도 교도소에서 못 나가는 건 알고 있지만 내 자식, 손자에게 평생 살인자의 가족이란 소리를 듣게 할 수는 없다”며 “어찌 죽어가는 사람을 놔두고 도망가거나 방치할 생각을 했겠느냐”고 진술했다.

이 선장은 그러면서 희생자들을 향해 “단원고 학생, 일반인,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하고 죽는 날까지 고인들의 명복을 빌겠다”며 “내 무능 탓에 함께 재판받게 된 승무원들한테도 (나의) 죄를 만회할 길이 없을 것 같다”고 사죄했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