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박사로 불리는 석주명 선생(1908∼1950)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박물관 건립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서귀포시는 가칭 ‘석주명 나비 박물관’ 건립을 위해 지난 1월 정부에 사업을 신청했고, 최근 사업비 58억원(국비 41·지방비 17억원)을 확보했다고 7일 밝혔다.
서귀포시는 석주명 선생이 서귀포시 토평동에 있는 경성제대(현 서울대) 생약연구소 제주도시험장에서 1943년부터 약 2년 동안 근무하며 제주산 나비류 등 동·식물과 인문학을 아우르는 다방면의 연구를 해 온 업적을 기리기 위해 이 사업을 추진해 왔다.
석주명 선생은 ‘조선산 나비 총목록’ ‘제주도방언집’ ‘제주도의 생명조사’ 등 제주의 동·식물은 물론 방언·지리·민속·향토사 등 방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해 제주학의 선구자라 불리고 있다.
석주명 박물관 건립이 추진되는 제주대 아열대농업생명과학연구소 부지에는 일제시대에 건립된 연구실(212㎡)과 유리온실(636㎡)등 자취가 그대로 남아 있다.
이에 대해 제주대학교는 연구실은 물론 연구소 부지(총면적 6만586㎡)가 교육부 재산인데다 연구 목적으로 설치돼 박물관이 들어설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제주대 관계자는 “아열대농업연구소는 우수한 형질의 감귤과 아열대 과수를 생산하기 위해 30년 넘게 연구 목적으로 운영해 왔다”고 말했다.
서귀포시는 이에 따라 석주명 선생의 업적을 활용한 ‘석주명 나비 거리’ 조성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대학 측이 연구소 담 밖에 있는 자투리땅마저 제공을 꺼려해 박물관 건립은 차질을 빚게 됐다”며 “다른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
‘석주명 나비 박물관’ 건립사업 난항
입력 2014-10-07 1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