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보안에 민감한 이유 있었다…지난 한 주 한국인 신규 가입자 150만명

입력 2014-10-07 15:04
텔레그램 한국어 버전 어플리케이션 캡처

사이버 검열 논란 속에 독일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으로의 한국인 사이버 망명자 수가 지난 한 주일에만 150만 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마커스 라 텔레그램 언론·지원 부문장은 7일 “지난 주에만 150만 명 이상의 한국 사용자가 텔레그램에 등록했다”고 밝혔다.

그는 "출시 1년여 만인 지난 9월 현재 세계적으로 매월 5000만명이 텔레그램을 쓰고 있다"며 "한국은 이런 성장세를 이끌고 있는 나라"라고 덧붙였다.

텔레그램은 러시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브콘닥테'를 설립한 파벨 두로프가 만든 비영리 메신저로 대화내용이 암호화되는 등 철저한 보안이 특징이다.

특히 지난달 검찰의 사이버 검열 강화 방침 발표 이후 한국 이용자가 급증해 이날 한국어 버전까지 공식 출시됐다.

라 부문장은 "한국 개발자가 만든 비공식 한국어 텔레그램이 큰 인기를 얻는 것을 봤다"며 "이에 사용자 수요에 부응하고자 한국어 버전을 내놨다"고 말했다.

그는 모바일 메신저가 수사기관에 정보를 제공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텔레그램은 출시 후 단 한 번도 제 3자와 사적 데이터를 공유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카카오 등 국내 모바일 메신저와의 경쟁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텔레그램은 비영리 정신을 따르며 시장점유율 등은 우리가 잘 아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시장에서 가장 빠르고 쉬우며 보안이 뛰어난 메신저로서, 한국 사용자를 실망시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이 한국인에게 특별히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텔레그램의 홈페이지엔 이런 자문자답이 있다.

"문 : 당신(텔레그램)은 광고를 붙일 건가? 아니면 내 데이터를 팔 건가? 아니면 내 부인과 아이들을 노예로 만들 건가? 답 : 아니오(NO)"

'러시아의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설립자)로 불리는 파벨 두로프가 만든 이 메신저가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것은 당국의 수사망을 벗어나는 보안성 때문이다.

대화내용이 암호화되는 데다가 서버가 독일에 있어 경찰과 검찰의 수사 노력에도 대화내용이 유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텔레그램이 유독 보안에 신경을 쓰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라 부문장은 이는 지난 2011년 러시아의 부정선거 의혹으로 인한 반정부 시위의 기억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시 텔레그램 개발팀은 러시아에 살고 있었는데 당국의 감시를 받지 않는 어떤 소통 수단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개발팀은 데이터 암호화 프로토콜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나중에 러시아를 떠나 유럽으로 건너간 뒤 텔레그램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