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남북 화해 기류는 단 사흘을 넘기지 못했다.
지난 4일 북한의 군과 당, 그리고 정부를 대표하는 2인자들인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당 비서, 김양건 정부 대남총책 비서가 2014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바람같이 들렀다 돌아간 지 사흘 만에 남북 군부는 7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서로 조준하지 않고 기관포를 쏘는 교전을 벌였다. 급물살을 탄 남북 화해 기류에 대한 북한 군부의 반발인지, 아님 상시 분쟁구역인 서해상 NLL에서의 우발적 침범인지에 대한 원인 분석이 진행 중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9시50분쯤 북한 경비정 1척이 연평도 서방 NLL을 약간 침범해 우리군은 북한 경비정에 대해 경고 통신과 경고 사격을 가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 경비정이 대응사격을 해와 아군도 대응사격을 했다”고 전했다. 함정 간 기관포 사격인데, 서로 딴 데 보고 쏘아서 별다른 피해가 없다고 군은 밝혔다.
북한의 화해와 침공, 쌍끌이 전략은 과거에도 있었다. 특히 세계적 스포츠 축제를 조심해야 한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남한 국민들이 사상 첫 16강 진출과 이후 4강 신화에 들떠 거리로 쏟아져나올 때 서해 NLL에선 기관포가 아닌 함포로 남북이 교전을 벌인바 있다. 아시안게임 폐막식을 드라마틱하게 장식해 놓고 고국으로 돌아가 카퍼레이드까지 벌인 북한이지만, 언제든 서해에선 전투를 벌일 수 있다는 점을 수시로 증명하고 있다.
한편 국민의 감사를 받기 위해 국회의원들을 국방부 청사로 불러 국정감사를 받고 있던 한민구 국방장관은 서해 NLL 상황을 직보 받은 뒤 “남북한 상호 교전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북한 경비정은 다시 북상해 추가 교전은 없으며, 군은 북한 군의 동향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군이 박근혜정부 국방부에 대한 국정감사일에 맞춰 도발해 제대로 된 국감 진행을 방해하는 것도 이례적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분석] 사흘도 못간 한반도 화해기류… NLL 교전, 北 군부 반발인가?
입력 2014-10-07 1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