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마약혐의 등으로 추방된 재미교포와 미국 갱단 출신의 조직원들이 마약 밀반입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에 따르면 6일 미국에서 들여온 대마를 서울 강남과 이태원 등지에서 판매한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로 임모(33·구속) 씨 등 7명을 구속했다.
또 임씨로부터 마약을 구입해 흡연한 재미교포 영어강사 지모(28)씨 등 3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미국에서 대마 1.5㎏을 들여와 이 가운데 20g을 판매하고, 출처가 밝혀지지 않은 대마 100g을 31명에게 판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지난 2011년 9월 미국에서 마약과 폭력 혐의로 체포돼 국내로 추방된 임씨는 국내에서 대마가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는 사실을 알고 미국 마약판매책과 연계해 대량의 대마를 밀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씨는 미국에서 대마 1g당 1만5000원에 구입해 국내에서 15만원에 파는 등 10배의 차익을 챙겼다.
임씨는 국제공항을 통해 진공포장된 마약을 들여온 뒤 세관 단속이 심한 국제공항 대신 단속이 상대적으로 느슨한 국내선 공항으로 바꿔 들여오는 수법을 썼다.
특히 일당 가운데 판매책 김모(22)씨와 성모(23)씨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 갱단 조직원 출신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미국에서 강도 혐의로 실형을 산 후 지난 2012년 6월 한국으로 추방됐으며, 이 때문에 미국 시민권을 박탈당하고 현재 군 복무 중이다. 성씨 역시 작년 1월 관광비자로 입국해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국내에서 머물며 마약을 판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2명은 함께 검거된 중간판매책 3명을 통해 성인 300명이 피울 수 있는 양인 대마 100g을 700만원에 31명에게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로부터 대마를 사들인 이들은 주로 미국 생활에 익숙한 교포 2세나 유학생들이었으며, 이 가운데 시내 보습학원 영어교사도 있었다.
경찰은 "미국 갱단 출신 판매책 2명은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하려고 현지 갱단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교포 2세나 유학생에게 마약을 팔았다"며 "실제로 구매자들은 갱단의 보복이 두려워 수사기관에 진술하기를 꺼렸다"고 전했다.
경찰은 미 마약단속국(DEA)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공조해 해외 폭력조직의 국내 마약 유통을 차단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미국서 추방 LA 갱단 출신, 국내 들어와 마약판매…구매자 갱단 무서워 벌벌
입력 2014-10-06 1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