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병을 앓는 사람들의 대표적인 고민 중 하나가 “수술치료를 받을 것인가, 비수술치료를 받을 것인가”이다. 최근 많은 병원에서 비수술치료 관련 광고를 시작하면서, 수술치료보다 비수술치료가 선진화됐다는 느낌을 주기때문이다.
이에 대해 홍준기 서울척병원 척추전문센터 대표원장은 “수술치료는 통증의 원인이 되는 병변을 직접 제거하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라며 “통계적으로 디스크 환자 10명 중 1명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척추치료를 받기에 앞서 ‘비수술치료와 수술치료 중 어떤 걸 받아야 하느냐’를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차이점은 무엇인가?
-수술치료와 비수술치료의 가장 큰 차이는 통증을 유발하는 병변을 제거하느냐, 원인 병변을 그대로 둔 채 통증 증상만을 제거하느냐는 것이다. 대표적인 척추질환이 허리디스크(요추간판 탈출증)와 척추관협착증인데, 수술치료는 신경을 누르는 디스크를 직접 제거하거나 척추관을 넓히는 등의 물리적인 방법을 통해 통증의 원인 자체를 없앤다. 반면 비수술치료는 통증의 원인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약물 등을 통해 눌려 있는 신경을 안정화함으로써 화학적으로 통증을 줄이거나 없애는 것이 목적이다.
▲요즘에는 수술치료보다 비수술 치료를 찾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척추 질환은 생명에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 치료 목적도 일상 생활에 불편을 주는 통증을 없애거나 감소시켜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 척추질환자의 90% 정도는 비수술치료로도 통증을 없앨 수 있다. 즉, 수술이 필요한 사람은 나머지 10% 정도라고 보면 된다. 중요한 것은 그 10%의 환자를 선별해내는 의료진이 실력이다. 많은 사람들이 수술을 무조건 최후의 치료 방법이라고 생각하는데, 환자 상태에 따라 우선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수술치료가 꼭 필요한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발가락이나 발목 등에 마비 증상이 나타나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비수술치료를 받아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는 사람도 수술 대상이다. 마비 증상은 허리나 다리 통증과 함께 나타나거나 마비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4번과 5번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가 터지면 주로 발가락에 마비 증상이 나타난다. 발가락이 저리고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증상인데, 엄지발가락에 주로 많다. 발가락 마비는 일상에 불편이 크지 않아 간과하기 쉽지만 이때는 병원에 꼭 가볼 것을 권한다. 발목 마비 증상이 나타나면 돌부리 등에 걸려 자주 넘어지고 계단 오르기도 쉽지 않다.
▲척추질환으로 인해 대소변 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던데
-심한 경우에는 파열된 디스크가 신경을 심하게 눌러서 항문 주위 감각이 둔해지거나, 대소변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데, 이는 마미총 증후군이라고 하여 빨리 수술 받아야 한다.
▲척추수술 후 병이 재발할 수도 있지 않나?
-재발 때문에 수술을 미루는 사람이 있지만 수술 재발률은 생각보다 낮다. 추간판탈출증의 경우 재발로 인해 재수술을 하게 되는 경우가 5% 정도다. 재발은 상태가 호전됐다가 다시 나빠진다는 뜻인데, 그게 무서워서 수술하지 않는 것은 좋아질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고민하는 경우도 많다.
-의료기술이 좋아져 피부절개나 정상조직의 파괴를 최소화하는 수술 방법이 주로 쓰인다. 이를 미세침습수술이라고 하는데, 허리디스크는 2~3cm 정도로 피부를 절개한 후 내시경이나 미세현미경을 이용해 튀어나온 디스크를 제거하는 수술이 널리 쓰인다. 미세침습수술은 수술을 위해 불가피한 정상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치료 효과는 극대화시킨다. 회복도 기존 수술보다 빠르다. 중장년층에서 주로 나타나는 척추관협착증, 척추전방전위증도 수술이 가능하다.
▲환자들이 수술과 관련해 가장 많이 하는 오해는 무엇인지?
-환자들이 ‘치료하면 완치가 되느냐’고 많이 묻는다. ‘완치’가 질환을 앓기 전의 건강한 척추 상태를 의미한다면 어떤 척추 치료로도 완치는 힘들다. 척추는 꾸준히 퇴행성 변화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수술치료와 비수술치료 모두 치료의 목적은 질환으로 인한 통증을 없애 일상의 불편을 줄이는 것이다.
▲병원에 가야 하는 시기를 놓쳐 상태를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병원 치료는 언제부터 받는 게 좋을까?
-통증 때문에 참기 힘들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그때가 치료시기다. 앞서 말한 대로 척추질환은 통증으로 인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질환이다. 통증을 느끼는 정도가 사람마다 달라 정확한 기준을 제시하기는 힘들지만, 일상생활이나 직장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통증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허리가 아플 때 운동해야 한다는 의견과 운동을 피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통증이 심한 상태에서는 운동을 일시적으로 피해야 한다. 이때 통증을 완화하겠다고 무리하게 운동하는 것은 병을 키우는 꼴이다. 하지만 통증이 심하지 않을 경우에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좋다. 특히 척추뼈를 잡아주는 허리, 등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이 효과적이다.
▲집에서 쉽게 척추질환 여부를 체크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허리나 엉치의 통증이나 저림이 다리를 따라 내려오거나 누워서 다리를 펴고 들어올렸을 때 통증이나 저림이 심해지면 허리디스크를 의심해볼 수 있고, 중장년층의 경우 걷기 시작할 때는 괜찮지만, 걸을수록 다리가 저려서 쪼그려 앉거나 허리를 숙여서 다리 아픈 것이 완화되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도움말=홍준기 대표원장(서울척병원 척추전문센터)
송병기 기자
척추질환, 비수술치료와 수술치료의 장단점은?
입력 2014-10-06 1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