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4번 박병호 자책 "제 역할 못했어요"

입력 2014-10-05 14:22

넥센 히어로즈의 4번 타자 박병호가 최근의 부진을 자책했다.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배팅 연습에 임하던 박병호는 “다른 선수들은 보름이나 쉬었는데…. 제가 더 못 치고 있다”면서 최근 부진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놨다. 지난달 15일부터 30일까지의 아시안게임 휴식 기간에 경기를 치르지 않아 실전 감각이 떨어졌을 것으로 보이는 다른 선수들과 달리 아시안게임 경기 등 실전을 소화했음에도 타격이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그는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첫 두 경기에서 9타수 2안타로 제 몫을 다하지 못했다. 3타점을 올렸지만 삼진 2개에 병살타 1개 등으로 본연의 위력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으며 유일한 장타였던 지난 3일 LG전에서의 2루타도 이미 승부가 LG쪽으로 기운 9회초에 나온 것이었다. 4일 경기에서도 승부처가 된 8회초 1사 만루에서 시원한 장타 대신 내야 땅볼을 쳤고, LG의 다소 허술한 수비 덕에 간신히 병살을 면했다.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홈런 부문 역시 새 소식이 들린 지 오래다. 홈런 2위인 팀 동료 강정호(38개)에 10개나 앞서 있어 3년 연속 홈런왕을 사실상 예약한 상태이지만 지난달 9일 한화전 이후 다섯 경기에서 아치를 그리지 못했다. 박병호는 1개월여 전인 지난달 4일 한 경기 4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넥센은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이 걸린 2위 확정에 매직 넘버 ‘2’만을 남겨둔 상태여서 박병호의 안타 하나, 타점 하나가 급한 상황은 아니다. 3-4위가 치르는 준플레이오프 기간의 휴식까지 고려하면 박병호가 타격을 가다듬을 시간은 충분하다.

박병호의 페이스가 언제 어떻게 올라오는지에 따라 넥센의 올 시즌 최종 성적표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남호철 기자 hcnam@kmib.co.kr